KBS이금희 아나운서, 방송애환 책으로 펴내

  • 입력 1999년 6월 20일 19시 47분


깔끔한 진행과 정감어린 목소리의 주인공 이금희 KBS아나운서(33). KBS1TV ‘아침마당’의 진행자인 그가 방송 10년의 애환을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나는 튀고 싶지 않다’(샘터). 인기 아나운서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과 그 애환, 가슴 뭉클했던 방송 뒷얘기, 그리고 개인적인 사랑과 이별이야기 등을 차분한 톤으로 담았다.

우선 제목이 눈길을 끈다. ‘나는 튀고 싶지 않다’고.

“제가 튀면 출연자가 튈 수 없습니다. 방송 프로에서 중요한 것은 초대손님과 음악이니까요. 진행자는 출연자와 음악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씨가 맡아온 프로들은 그의 말과 잘 어울린다. ‘아침마당’이 그렇고 ‘사랑의 리퀘스트’ ‘TV는 사랑을 싣고’ ‘6시 내고향’이 그렇다. 오래 전 진행했던 FM 클래식프로 ‘노래의 날개 위에’도 그랬다. 이씨의 방송진행이 그래서 더욱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 나타난 이씨의 모습도 마찬가지. ‘당당하고 화려한’ 캐리어우먼이 아니라 오히려 월급날을 기다리는 평범한 직장인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인들의 책이 많이 나온 이 마당에 왜 책을 냈는지 물었다.

“처음엔 망설였어요. 출판 공해에 일조하는 것은 아닌지 해서…. 그러나 이것도 시청자와의 또다른 만남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규정된 틀에서 벗어나 시청자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 교복을 벗고 사복을 입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이번 학기부터 모교 숙명여대의 겸임교수를 맡아 더욱 바빠진 이씨. 그래도 사람 냄새 나는 프로에 대한 욕심은 변함이 없다.

“‘아침마당’은 그야말로 인생 교과서인 것 같아요. 어디 가서 그런 걸 배우겠습니까. 앞으로도 사람이 있는 프로를 맡고 싶습니다. 살 냄새, 땀 냄새가 있고 웃음과 눈물이 있는 그런 프로 말입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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