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비평」誌, 20세기 부끄러운 10대자화상 특집

  • 입력 1999년 5월 25일 19시 30분


파란과 영욕의 20세기. 그 한 세기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는가? 영광의 역사보다는 부끄러운 역사가 더 실감나게 다가오는 이 혼돈의 세기말. 학술계간지 ‘역사비평’ 여름호는 ‘20세기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기획특집으로 마련했다.

전문학자 10명이 말하는 부끄러운 10대 자화상은 △복고주의(박광용·가톨릭대교수·한국사) △사대주의(임대식·서울대강사·한국사) △반공주의(강경성·서울대박사수료·외교학) △한국적 민주주의(김세균·서울대교수·정치학) △가부장제(이승희·성공회대강사·사회학) △가족이기주의(김동춘·성공회대교수·사회학) △물신숭배(장상환·경상대교수·경제학) △기회주의(임재해·안동대교수·민속학) △기복주의(신광철·한신대교수·종교문화학) △지역·연고·정실주의(김상태·항공대강사·한국사).

복고주의에 대한 박광용교수의 설명. “우리의 복고주의는 개발독재 파시즘과 밀접하다. 이승만집권기엔 일제 군국주의 향수론이, 80년대에는 박정희 개발독재를 미화하는 복고주의까지 나올정도였다.”

김세균교수는 “한국적 민주주의는 10월유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이데올로기였다”면서 “민주주의는 커녕 한국적 파시즘의 가장 완성된 형태”라고 비판했다. 김동춘교수는 가족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선 “엄격한 상속세 등을 통해 가족주의의 물질적 토대를 약화시키고 여성의 지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 신광철교수는 한국 종교의 기복주의에 대해 “종교가 시대적 사명을 다하지 않고 타종교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지녀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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