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LG 국제만화페스티벌]극화 대상 「모체탈출」

  • 입력 1999년 5월 12일 18시 24분


극화부문 대상을 받은 박기홍의 ‘모체 탈출’은 낙태 문제를 다룬 작품. 자궁 속에서 벌어지는 정자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잉태의 어려움과 생명의 고귀함을 드러냈다. 반면 어려운 임신 끝에 너무도 손쉽게 버려지는 어린 생명을 통해 생명경시 풍조를 꼬집었다.

수 억마리의 정자들이 난자에 먼저 도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자궁 속에 홀로 떠도는 정자의 영혼이 있다.이 정자는 지난날 난자와 결합해 태아를 만들었다. 그러나 태아 성별검사를 한 어머니는 임신한 아이가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임신중절수술을 한다. 새생명으로 태어나는데 실패한 이 정자는 죽어서도 미련을 못버리고 계속 영혼으로 떠돈다. 정자의 영혼은 건강한 새 정자가 자궁 속에 들어오자 그 정자의 몸속에 침투해 다시 난자와 결합한다.

그러나 새로 생겨난 태아는 두 개의 몸이 서로 붙은 기형아. 임산부는 또다시 중절수술을 하고 어린아이로 태어나려는 정자의 오랜 염원은 끝내 무산되고 만다는 줄거리.

▼극화부문 대상 박기홍씨 인터뷰▼

극화 부문 대상을 차지한 박기홍씨(27)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주장을 펼치고 싶어한다. “자유로운 표현양식을 지닌 만화의 장점을 통해 다른 매체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내용까지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

이번 대상 작품은 낙태를 다룬 TV다큐멘터리를 보고 그리게 됐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낙태를 소재로 한 작품을 3편 그렸는데 총 32쪽인 이번 작품은 그 중 세 번째. 지난해 완성했다.

부산 덕원공고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친구 10여명이 결성한 아마추어 만화동호회 ‘코쿤(Cocoon)’에서 올해까지 7년간 활동했다.

중고교 시절부터 이현세의 만화주인공을 따라 그리며 만화가의 꿈을 키워왔다.

최근까지도 습작생활을 하던 중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재미’가 만화의 매력이란다.

장차 애니메이션제작도 해보고 싶다는 그는 “만화의 토대인 출판만화가 먼저 발전해야 애니메이션도 발전한다”며 “정부가 출판만화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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