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아침이슬」김민기 힙합뮤지컬 무대올린다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49분


김민기가 91년 학전소극장을 차릴 때부터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은 것은 한국형 뮤지컬이었다. “개별 아이템이 멀티미디어 안에서 모두 같은 가치로 존재하듯, 공연도 음악이나 미술 등 개개의 예술이 한데 뭉친 종합예술이면 좋겠다.”는 뮤지컬 철학.

‘지하철1호선’(94년) ‘모스키토’(97년) ‘의형제’(98년) 등으로 줄곧 이 철학의 성사 가능성을 점검해온 그가 ‘모스키토’의 개정증보판 ‘99모스키토’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시도해 본다. 5월1일 개막.

골격은 97년과 같지만 대사와 노래가사, 춤에는 주인공들인 중학생들의 의식과 생활, 몸짓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랩과 댄스풍으로 다듬은 음악, 힙합 브레이크댄스로 이뤄진 안무, 5인조 록밴드 ‘노 코멘트’의 비트도 한층 강렬해졌다. 그가 준비기간 내내 컴퓨터게임과 만화책에 매달린 덕택이다.

뮤지컬은 일관성없는 교육제도, 학부모들의 치맛바람, 수용소같은 학교생활 등 학생들이 실제 겪고 느꼈을 법한 우리교육의 문제를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다.투표인 1인당 8백원씩 붙여지는 정치자금을 노린 정치인들이 중학생에게 투표권을 주기로 한다. 그러나 그들은 청소년당인 ‘모스키토당’을 창당해 기성세대의 잘못된 정치를 비판하고 나선다.

등장인물의 이름도 사오정(썰렁한 녀석) 양아치(게으른 녀석) 786(컴퓨터광) 폭탄(못생긴 녀석) 등 그네들만의 은어로 붙여져 청소년관객들이 캐릭터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게 만들었다.

학전블루소극장. 8월15일까지. 평일 오후6시, 토일공휴일 4시 7시(월 공연 쉼). 02―763―8233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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