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잦은 방귀-트림 「건강 빨간불」 아니다

  • 입력 1999년 4월 20일 19시 38분


《몇 해 전 상영됐던 미국의 코미디 ‘덤 앤 더머’에서 짐 캐리는 방귀에 불을 붙여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정말 모든 방귀에 불이 붙을까.’방귀의 메탄가스 때문에 ‘방화(放火)’되지만 인구의 10% 정도에서만 가능하다.배에 ‘가스’가 차 늘 속이 더부룩하거나 방귀나 트림이 잦은 ‘가스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서울대의대 내과 송인성교수는 최근 소화기내과학회 학술대회에서 “가스증후군이 소화기내과를 찾는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이 중 심각한 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발표. 또 가스증후군은 주로 식습관 때문이므로 치료도 이에 맞춰진다.》

▼방귀의 건강학▼

성인은 일일 평균 7백여㎖의 방귀를 14번에 나눠 배출. 개인차가 커 25회 정도까지를 정상으로 본다.방귀는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음식이 대장 세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발생한다. 주 성분은 질소 메탄 등 냄새가 없는 가스지만 △대장에 특정 세균이 있거나 △육류 등을 먹으면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이 만들어져 악취가 난다.

또 방귀는 △소화가 잘 되지 않은 음식을 먹거나 △장의 세균이 많아지면 장내가스가 증가해 자주 나온다.또 △수술을 받은 뒤 대장이 들러붙었거나 △당뇨병에 걸린 경우 △진통제를 오래 복용해 장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에도 많이 나온다.

▼잦은 트림은 정서불안▼

트림은 위의 공기를 내뱉는 것. 음식을 먹으면 위의 빈 공간이 적어져 한 두번 트림한다. 위가 ‘가득찼음’을 알리는 것으로 방귀와는 성분이 다르다.

유난히 자주 트림하는 사람은 정서불안인 경우가 대부분. 필요 이상 ‘눈을 깜박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들은 무의식 중 공기를 위까지 보내지 않고 식도에서 뱉으므로 냄새가 없다. 이 경우 트림을 참아도 해롭지 않다.

▼트림을 줄이려면▼

△한 번에 음식을 ‘꿀꺽’ 삼키지 않고 천천히 씹어 먹고 △껍을 씹지 않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속이 더부룩할 땐방귀와 달리 가스의 양과는 상관이 없다. 장의 내벽이 예민해 가스가 조금만 늘어도 배에 가스가 찬 것처럼 느껴진다. 식습관을 살펴 가스를 만드는 음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곧 좋아진다.

▼장내(腸內) 가스를 줄이려면▼

▽유당분해효소〓한국인의 85%는 우유 등 유제품을 소화시키는 ‘유당분해효소’가 적어 유제품을 먹으면 가스가 많이 생긴다. 우유를 마실 때는 약국에서 유당분해효소를 사서 넣어 마시는 것도 한 방법.

▽가스를 만드는 음식〓콩 보리 현미 고구마 옥수수 등의 탄수화물은 가스를 많이 만든다.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와 사과 자두 건포도 배도 마찬가지. 또 단맛을 내려고 빵이나 캔음료에 첨가하는 과당도 가스 생성을 촉진.

▼이럴 땐 병원으로▼

서울 한솔병원의 이동근원장은 “만성간경화 환자에게는 몸안의 암모니아 가스가 해로우므로 방귀 냄새가 지독할 경우 간질환이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조언.

또 악취나는 방귀가 수개월 지속되면서 △설사가 잦거나 변비가 생기고 △이유없이 자주 배가 심하게 아프며 △몸무게가 크게 줄 때는 대장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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