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출판시장 여성작가 소설 잇따라 히트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22분


‘입춘대길(立春大吉)’. 지난해 출판사 연쇄부도 이후 얼어붙었던 문학출판시장이 오랫만에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잇따라 출간된 인기작가들의 신작이 엎치락뒤치락 베스트셀러 순위다툼을 하며 문학출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4인의 여성작가, 박완서 양귀자 은희경 공지영이 수위다툼을 벌여온 소설부문에는 18일 신경숙이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문학과지성사)를 내놓아 각축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월에는 창작과비평사에서 은희경의 두번째 창작집을 출간한다.

2월 첫주 현재까지 출판사측이 밝힌 집계에 따르면 은희경의 장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문학동네)는 12만부, 공지영의 장편 ‘봉순이언니’(푸른숲) 7만부, 박완서의 소설집 ‘너무도 쓸쓸한 당신’(창작과비평사) 7만부, 지난해 7월 발간된 양귀자의 장편 ‘모순’(살림)은 40만부가 판매됐다.

신경숙의 경우 서점가에서 가늠하는 고정독자수는 최소 10만명. 창작집이 아닌 장편소설로는 ‘외딴 방’ 이후 3년4개월만의 작품이기 때문에 독자반응이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설부문의 혼전은 매출 뿐만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자못 흥미롭다. 등단연도로 박완서―양귀자―공지영, 신경숙―은희경으로 세대구분이 되는 이들이 같은 시기에 작품으로 마주친 것은 보기드문 일이다.

시부문에도 ‘훈풍’은 완연하다. 황지우의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있을 거다’(문학과지성사)가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최승자가 5년만에 ‘연인들’을, 이문재가 6년만에 ‘마음의 오지’(이상 문학동네)를 펴내 중견시인들의 묵직한 시적 발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어느날 나는…’의 2월 첫주 현재 판매고는 3만8천부. 2월 마지막 주에는 요절시인 기형도의 전집과 유하의 신작시집이 맞붙을 전망이다.

문학과지성사는 기형도의 시 산문 소설등을 한권짜리 단행본으로 펴낸다. 유하는 4년만에 신작시집 ‘그 사랑에 대해 나는 쓴다’(가제, 열림원)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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