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의 천사」 김지원군, 6명에 장기이식

  • 입력 1998년 12월 25일 20시 21분


열두살 어린 생명이 환자 6명에게 ‘몸’을 나누어 주었다. 그의 아름다운 영혼은 크리스마스인 25일 하늘나라로 갔다.

김지원군(12·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이 교통 사고를 당한 것은 19일 오후. 지원군은 이날 동네 뒷골목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마주오던 트럭과 충돌했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진 지원군은 대수술을 받았지만 머리 부상이 워낙 심해 이튿날 뇌사상태에 빠졌다.

아버지 김경룡씨(38·자영업)는 어머니와 상의 끝에 평소 운동선수가 되길 희망했던 지원군의 밝고 건강한 꿈이 다른 어린이의 생명속에서 영원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장기 기증을 하기로 했다.

25일 오후 2시반부터 삼성서울병원 일반외과 조재원 김성주 박사팀과 서울중앙병원 흉부외과팀 등 10여명의 의사들이 투입돼 실시된 장기적출 수술끝에 지원군의 심장과 신장 각막 간 등의 장기는 6명에게 이식됐다.

심장은 오랫동안 심장병을 앓아온 동갑내기 여자 어린이에게 서울중앙병원에서 이식됐다. 간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지난 1년간 투병해온 39세 주부에게 제공됐다.

양쪽 신장은 28세 남자와 37세 여자, 각막은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져 2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특히 지원군의 대퇴부 아래쪽 뼈와 연골 등은 삼성서울병원에 보관됐다가 골수암 등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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