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약단 신임지휘자 키타옌코 2월 첫 연주

  • 입력 1998년 12월 22일 19시 40분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15일 임명됨으로써 KBS향의 ‘키타옌코 시대’가 개막됐다.

키타옌코는 러시아와 오스트리아의 풍요로운 음악전통을 이어받은 지휘자로, KBS향에 선진 교향악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40년 구 소련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출생한 그는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한 뒤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한스 스바로프스키에게 지휘를 배웠다. 스바로프스키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주빈 메타, 리카르도 무티, 리카르도 샤이 등 현재 세계 지휘계를 이끄는 ‘빈 군단’을 배출한 명교사.

키타옌코는 69년 제1회 카랴얀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2등으로 입상, 주목을 받았고 76년 거장 콘드라신의 뒤를 이어 36세의 젊은 나이로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에 전격 발탁됐다. 90년 모스크바 필을 그만둔 뒤로는 노르웨이의 베르겐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 교향악단, 스위스 베른 교향악단의 음악감독 및 수석지휘자 직을 거쳤다.

그는 88년 서울 올림픽 문화행사기간중 동아일보사 초청으로 모스크바 필하모니 교향악단을 이끌고 내한, 한국팬과 처음 만났다. 그의 음악은 중용을 지키는 견실한 해석 속에서도 충실한 기능에 역점을 두고 있어 세계수준으로의 기능향상이 시급한 KBS향의 요구에 들어맞을 것이라는 평.

키타옌코는 9월 KBS향 5백회 정기연주회에서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등을 지휘, 관객과 악단원 모두에게서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김복수 KBS향 악장은 “짧은 연습시간 속에도 독특하고 아름다운 음향을 이끌어내는 놀라운 기량의 지휘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키타옌코의 계약기간은 2001년까지 3년간. 내년 2월4, 5일 열리는 KBS향 정기연주회에서 상임지휘자로서 첫 지휘봉을 들게 된다.

샨도스 RCA 등의 레이블을 통해 음반을 내놓고 있는 그는 덴마크 국립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스트라빈스키 ‘불새’,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이상 샨도스)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여럿 선보이고 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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