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造구조물 설치 백제우물 발굴…순천대박물관팀

  • 입력 1998년 11월 20일 0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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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구조물이 설치된 특이한 형태의 대형 백제 우물(6세기말∼7세기초 추정)이 완전한 상태로 발굴됐다.

전남 순천시 해룡면 검단산성을 발굴 중인 순천대박물관(관장 조원래·趙援來)은 19일 이곳에서 마치 천장을 뒤집어 놓은듯한 목조 구조물이 설치된 우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 우물은 5x9m의 타원형에 깊이 5m.

백제시대의 저수 시설에서 이러한 나무 구조물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완전한 상태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우물에선 백제시대의 나무 바가지와 나무 삽도 처음으로 출토됐다.이들 목제 생활용구도 지하 습지에 묻혀 있어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순천대박물관은 함께 출토된 삼족(三足)토기,기와 등으로 미루어 6세기말에서 7세기초로 그 연대를 추정했다.

우물 내부의 나무 구조물은 돌로 쌓아올린 우물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벽에 1.7m 내외의 나무기둥 10개를 수직으로 세우고 그 사이에 작은 나무기둥을 세운 뒤 기둥 아래에 구멍을 뚫고 통나무를 수평으로 끼워 넣어 기둥을 받쳐주고 있는 모습이다.

발굴에 참여한 최인선(崔仁善)순천대교수는 “이 우물의 목조 구조물은 백제시대의 목조 건축물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백제시대의 건축 수법을 추론해볼 수 있는 결정적인 유물”이라고 평가했다.

검단산성 발굴장에선 이밖에도 벼루 조각,각종 철제 무기,뼈로 만든 다양한 생활용구,토기류 등이 다량으로 발굴돼 백제시대의 석성(石城)및 생활상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순천대박물관은 유적 현장을 20일 공개할 계획이다.

<순천=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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