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때 연기하면서도 중년이 되면 어떤 역을 해야하나, 늘 생각했어요. 잃어버린 사랑의 감정을 일으켜주는 역할을 하기 바랬는데 이 영화 속의 서현이 바로 그래요.”
극중 서현은 유능한 남편 똑똑한 아들과 함께 90평 빌라에 사는, 부러울 것 없는 주부다. 운전할 때는 늘 교통방송만 듣고, 안 가본 길은 가지않는 반듯한 여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랑의 감정에 대한 갈증은 있죠. 아내와 엄마가 아닌 한 개인으로 돌아가면 말이예요. 도대체 결혼한 여자는 왜 사랑을 하면 안되나요?”
실제같으면 사랑하면 사랑한다, 하고 화통하게 말할텐데 감정을 절제하고 눈빛과 떨림, 말없음으로 표현하느라고 힘들었다. 그런 이미숙을 보고 감독은 “그는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김순덕기자〉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