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 건조한 겨울 여자에게 많이 발생

  • 입력 1998년 9월 29일 19시 08분


정전기에 인간이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유래는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6백년경 철학자인 탈레스는 당시 귀부인들이 장식용으로 달고 다니던 호박에 먼지가 달라붙어 더러워지는 것을 이상히 여겨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정전기 발생은 습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 습도가 낮을수록 정전기가 자주 발생하며 반대로 습도가 높으면 줄어든다. 이유는 물이 전하를 띠는 입자들을 전기적 중성 상태로 만들기 때문.여름보다 습도가 낮은 겨울철에 정전기가 자주 생기는 것은 이때문이다.

거실의 카펫 위를 걸을 때 습도가 10∼20%이면 발생하는 정전기는 3만5천V, 65∼95%일 경우엔 1천5백V. 평균 습도가 45% 이하로 낮아지면 인체나 물체에 생긴 정전기가 자연스럽게 방출되지 못하고 머물다 일시에 방전되므로 큰 충격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전압이 높아도 인명사고가 나지 않는 이유는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 정(靜)전기이기 때문이다.

열쇠로 자동차문을 열 때 흔히 느끼는 것처럼 정전기는 접촉하는 것 만으로도 발생한다. 열쇠의 뾰족한 부분과 자동차문은 둘 다 금속이기 때문에 전하가 쉽게 이동한다. 이것은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들고 있다가 벼락을 맞아 사고를 당하는 예와 같다. 전하덩어리인 번개가 도체의 뾰족한 부분으로 전하를 쉽게 옮기는 것처럼 자동차 열쇠와 문사이에 생기는 아주 작은 번개가 바로 정전기다.

정전기로 인해 전기적 충격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젊은 사람들보다 피부가 더 건조한 노인들이 정전기의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피부 질환이 있는 환자는 정전기를 주의해야 하는데, 수만V의 전압으로 인해 염증이 악화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정전기는 성(性)차별도 한다. 대개 남자는 정전기가 4천V이상이 돼야 느낄 수 있지만 여자는 2천5백V만 되어도 깜짝 놀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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