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한국최초 101장면」

  • 입력 1998년 9월 14일 19시 03분


우리나라 최초의 키스신은 어느 영화에서였을까. 1954년작 ‘운명의 손’. 서울 수도극장(지금의 스카라극장)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키스신 하나만으로도 장안의 화제였다. 게다가 여주인공이었던 양인자는 당시 30세의 유부녀였는데 남편이 “대본에도 없는 키스 연기를 유부녀에게 시킬 수가 있느냐’며 영화사를 고소해 더큰 화제가 됐었다고.

말 그대로 ‘이것이 한국 최초’를 모은 책. 최초의 개그맨 가로수 가로등 당구장 패션쇼 복권 탤런트 호텔커피숍 대중목욕탕 이발소 댄스교습소 산부인과의원 파마 등등.

최초의 일기예보는 1925년 여름. 그런데 당시의 일기예보라는 것이 ‘자료 부족으로 정확한 예상 불가능’이었다니 그해 홍수로 6백47명이 숨졌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여기 소개된 것들은 그저 단순한 최초가 아니다. 우리 근현대사의 애환과 영욕이 그대로 담겨 있는 생활문화사의 소중한 흔적들이다. 가람기획. 8,000원. 349쪽.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