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오페라 「이순신」,내달19일 현충사 공연뒤 전국순회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27분


‘성웅 이순신(聖雄 李舜臣).’

그의 인간적 면모, 영웅적인 활약을 소재로 한 최초의 오페라 ‘성웅 이순신’이 최근 완성돼 9월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제작비 5억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진출을 겨냥,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의 전폭적 지원 아래 만들어졌다는 점.

9년간의 준비끝에 올초 본격 제작에 들어갔던 성곡오페라단 백기현단장(공주대 음악과 교수)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 오페라’를 만든다는 각오로 작업했다고 말한다. 혼신의 정력과 함께 사재 1억원을 쏟았다. 오페라 팬인 대전지검 송민호부장검사가 백단장과 함께 대본을 쓴 점도 이색적이다.

이탈리아 공연을 위해 대본부터 한국과 이탈리아어로 동시에 쓰여졌다. 대본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는 일은 주한 이탈리아대사를 지낸 크레마와 한국계 부인 이정희씨가 자원해 맡았다. 작곡은 이탈리아 국립음악원 니콜로 이우콜란노교수가 한국전통 음계를 살려 만들었다.

9월19일 충무공 묘역이 있는 충남 아산 현충사 경내에서 1만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첫 공연을 갖고 이어 공주 부산 통영 광주를 거쳐 12월의 서울 공연까지 7개 도시에서 14회 공연할 계획.

내년 12월에는 로마무대로 진출, 한민족의 기개와 혼을 떨친다는 야심찬 포부도 갖고 있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은 해외 홍보전단을 직접 제작하고 국제적 명성을 가진 비평가들을 12월 서울공연에 초청하기 위해 애를 쓰고있다.

오페라 ‘성웅 이순신’의 탄생은 문화관광부가 올해 충무공 순국 4백주년을 맞아 벌이고 있는 다양한 기념사업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공연 한달여를 앞두고 고성현 박미혜 김재창 박정원 등 국내 정상급 출연진과 제작진은 초조해하고 있다. 전국 순회 공연비 7억원 중 현재 손에 쥔 돈은 정부와 충남도 아산 공주 통영 등 일부 시도 단체가 지원한 3억3천만원 뿐, 나머지 3억7천만원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 당초 예상했던 민간 협찬이 힘들어진 탓이다.

신낙균 문화관광부장관은 “민족의 영웅을 그린 오페라가 공연비가 없어 막을 올리지 못한다면 후손으로서 이보다 더 부끄러운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적극 대책을 강구할 뜻을 밝혔다.

문의 성곡오페라단 042―526―1016.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