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뉴욕재공연]NHK,일거수 일투족 취재

입력 1998-08-02 22:11수정 2009-09-25 05:5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 6월부터 서울에서 뉴욕까지 ‘명성황후’의 연출자 윤호진을 끈질기게 좇아다니는 방송용 ENG카메라. 몸체에 ‘NHK’라는 로고가 선명하다.

이 방송팀은 NHK위성방송의 인기 휴먼다큐멘터리 ‘아시아 누가 누구?(Asia, Who’s who?)’를 제작하는 NHK서울지국원들. 10월 중순에 방영될 20분짜리 프로그램을 위해 연출가 윤호진을 주인공으로 이미 30분 분량의 테이프 60개를 녹화했다.

무엇 때문일까? 일본으로서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국제적 성공이 차라리 피해가고 싶은 주제가 아닐까?

“사실 일본내 우익세력이 명성황후 시해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반발하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다.그래서 다큐멘터리 제작에 앞서 지난 3월 키시 토시로 서울지국장이 NHK뉴스시간에 뮤지컬 ‘명성황후’의 성공을 보도할 때 일본의 중등교과서에서 명성황후 시해를 명기한 대목을 찾아내 시비를 잠재웠다.”

제작팀의 한국인 홍성화PD의 설명.

NHK의 윤호진과 ‘명성황후’에 대한 평가는 ‘아시아를 세계무대에’라는 부제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처럼 뮤지컬을 제작하지만 경제력 수준과는 거꾸로 아직 브로드웨이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 일본. 그러나 경쟁국인 한국을 시기하거나 폄하하기 보다는 ‘동양의 뮤지컬을 우리보다 먼저 세계무대에 소개한 그들의 노하우와 정신을 본받자’는 축하와 배움의 자세가 바탕에 깔려있다.

“‘명성황후’가 공연되는 링컨센터에 후원사인 대우자동차의 견본차가 전시되는 것은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한국경제의 다음 선택은 이렇게 질 높은 문화상품을 먼저 수출하고 그로 인해 제고된 이미지를 지렛대 삼아 상품을 수출하는 형태로 바뀌지 않을까?”(홍성화PD)

‘명성황후’는 내년초 일본무대로 진출해 동경 오사카 등에서 순회공연된다. 역사 은폐에 급급했던 일본땅에 찬란하게 부활하는 명성황후의 혼. IMF를 이겨내고 보란듯이 박차고 일어설 한국인의 기개를 떨칠 것인가.

〈뉴욕〓정은령기자〉ryun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