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18개월 도피수법]불안할땐 차안서 숙식해결

  • 입력 1998년 7월 19일 19시 29분


신창원이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 출현한 지 19일로 나흘째. 하지만 신은 종적이 묘연하다. 신이 이처럼 1년6개월여 동안 경찰의 집요한 추적을 뿌리치며 신출귀몰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먹고 자는 수법에서부터 변신술 격투기에 이르기까지를 분석해 본다.

◇숙식

급박한 상황에 처하거나 주변에 낯선 사람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고 느끼면 주로 자동차 안에서 지낸다. 경찰은 “그는 불안하면 차안에서 먹고 자는 것을 해결했으며 잠을 잘 때는 차를 고속도로변이나 다리 밑에 주차시키곤 했다”고 밝혔다.

◇변장

신이 주로 이용하는 것은 안경과 모자. 수시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며 인상을 바꾸고 모자를 푹 눌러쓰기도 한다. 3월에 김제에서는 밀짚모자를 쓰고 낚싯대를 들고 있는 그를 보고 경찰은 그 동네 노숙자로 착각하기까지 했다. 이번에 그가 버리고 간 자동차 안에서는 여자 가발이 발견돼 여자로 변장하고 다닐 가능성도 제기됐다.

◇도주

자동차가 주로 이용된다. 일정 지점까지 차를 몰고 간 뒤 다른 차를 훔쳐 번호판을 바꾸어 단다. 그의 동거녀들은 “그는 평소에 좁은 국도나 산길을 달릴 때도 시속 1백20㎞ 이상으로 다녔다”고 말했다. 경찰과 맞닥뜨린 상황에서 주변에 자동차가 없으면 그대로 뛰어서 산으로 숨어드는 것이 특징. 지난해 10월16일 경찰이 급습했을 때도 신은 가까운 산속에 땅을 파고 은신하기도 했다.격투신이 지금까지 경찰과 맞닥뜨려 격투를 벌인 횟수는 4차례. 지난해 10월에는 ‘멧돼지를 30분간 기절시킨다’는 가스탄을 맞고도 그대로 도주했다. 또 1월 충남 광덕산 밑에서 무술경관 2명과 직접 맞대응을 해 총까지 빼앗아 달아나기도 했다. 특기는 권투. 중학교때부터 시작해 소년원에서 고급기술을 익혔다.

◇은신

다방 여종업원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집을 구해 동거한다. 경찰은 “부부로 위장해야 나이 든 남자가 혼자 돌아다닐 경우 받게 될 의심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고 말한다. 경찰에 쫓기는 경우에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이면 가리지 않고 몸을 숨긴다.

◇자금

돈을 구하는 방법은 아파트 배관을 타고 베란다로 침입하는 것. 대상은 50평 이상 평수에 사는 부유층. 서울 강남, 경기 성남시 분당 등 부유층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는 30평 이상의 아파트를 턴다. 주로 현금을 훔치지만 급한 경우에는 수표도 훔쳐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현금으로 바꾼다. 신이 탈옥한 이래 훔친 돈은 1억5천여만원에 이른다는 게 경찰 집계.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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