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상징물 「마패」, 역사속으로 사라지나

  • 입력 1998년 6월 27일 20시 17분


“암행어사 이몽룡이 한양에서 남원골을 향해 곧장 직행, 애인을 농락하려 한 변사또를 봉고파직했다. 이몽룡은 어사의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일까. 아니다. 그는 처음부터 나졸들의 집결지를 남원으로 정했다.”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서리가 평소 자주 하는 이야기. 남원 어사출도는 ‘사심(邪心)이 끼여든 권능행사’라는 것이다. 감사원이 8월28일 개원 50주년을 앞두고 상징물인 ‘마패’와 원훈(院訓)인 ‘공명정대(公明正大)’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마패’는 전근대적 인상을 준다는 이유다.

현재의 원훈은 82년 감사위원회의를 거쳐 제정됐다. 당시 ‘공명정대’와 ‘파사현정(破邪顯正)’ 두가지가 경합했으나 70년대중반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이 이미 휘호로 써서 보내준 ‘공명정대’가 채택됐다.

그러나 이미 오랜 세월 굳어진 것들을 굳이 고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론도 없지 않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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