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50년6월26일 특별방송, 남침 입증 새증거』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17분


6·25가 북침이 아닌 남침이라는 것은 그 다음날의 ‘김일성 특별방송’내용이 입증한다는 새로운 해석이 제기됐다. 전쟁발발 20시간만에 나온 1950년6월26일의 특별방송을 주목해 새롭게 분석한 이는 고려대의 신일철(申一澈·철학)명예교수.

“매국역적 이승만(李承晩)괴뢰정부의 군대가 6월25일 38선 전역에 걸쳐 공화국 북반부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개시하였습니다.”

김일성의 ‘전체 조선민에게 한 방송연설’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북침에 의해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신 명예교수는 그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도리어 북쪽의 남침임이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첫째, 전쟁 발발 20시간만에 나온 방송의 내용가운데 ‘한국군의 북침’에 대한 방어 개념이 전혀 없다. 연설문에는 북한내에서 ‘도피분자, 유언비어 전파 분자, 적과의 내통자 처단’ 등이 필요하다는 정도다.

반면에 남한의 빨치산과 일반 국민, 국방군에 대해서는 모두 북한군의 남하에 호응해 봉기를 일으키고 적극 협조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즉 북한의 방어 태세는 전혀 없고 남한 주민의 궐기 호소와 협조 등이 핵심내용으로 돼있다는 것이 신명예교수의 분석이다. 따라서 방송의 기조는 ‘기습에 의한 속전속결이 성공했다’는 전제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남침의 새로운 증거가 된다는 주장이다.

둘째, 그 방송은 전쟁을 ‘해방전쟁’ ‘조국통일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남침을 유추할 수 있는 증거다. 방송은 “우리 조국을 통일할 시기가 왔습니다. 승리에 대한 확고한 신심(信心)을 가지고 용감히 나아갑시다”라고 끝맺고 있다. 결국 전쟁 발발 20시간만에 당면한 전쟁의 성격을 적화통일을 위한 ‘해방전쟁’ ‘통일전쟁’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은 이 원고가 미리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며 따라서 ‘남침’준비도 완벽하게 해놓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 신명예교수의 주장이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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