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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23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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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실향민들은 ‘통일소’ 5백마리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고 23일 ‘금강산관광’ 등의 선물꾸러미를 가지고 돌아온 정명예회장의 무사귀환에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반겼다.
그러나 실향민들은 정명예회장의 귀환 하루전 드러난 북한잠수정 침투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통일소’로 무르익은 화해무드가 깨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반응도 보였다.
강원도도민회 남궁산(南宮珊·66)사무국장은 “정명예회장의 방북으로 남북교류협력 진전의 발판이 마련된 시점에 북한 잠수정침투사건이 터져 안타깝다”며 “북한의 명백한 도발의사가 보이지 않으므로 정명예회장 방북으로 조성된 화해무드가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국민의 관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강산과 고향이 2백리가량 떨어져 있다는 실향민 김영도(金永道·82)씨는 “고향을 지척에서나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너무나 기쁘다”며 “일단은 북한의 잠수정이 훈련중 자기도 모르게 실수로 넘어온 것이라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일천만이산가족 재회추진위원회 조동영(趙東瀯·74)사무총장은 “정명예회장이 막혀 있던 이산가족 교류의 물꼬를 터 기쁘지만 잠수정침투사건을 보면 북한의 이중적인 태도가 변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북한측이 금강산관광을 약속한 것도 자신들의 관광자원을 ‘외화벌이’에 이용하려는 실리주의에서 나온 조치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귀순자 김용(金容·39)씨는 “세계각국의 기업들이 노려오던 금강산 개발에 우리 기업인이 먼저 나서 성사시켰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며 “다만 북한의 속성상 너무 들떠서 빨리 일을 처리하려다가는 그르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는 식으로 차분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인·박윤철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