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백서」,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자료』

  • 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11분


‘풀과 가위로 짜깁기한 여성백서.’

5백40만 여성의 복지정책을 위해 만들었다는 ‘서울여성백서’ 창간호가 대부분 90년 이전 통계에 의존한 ‘낡은 백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대학교수, 여성개발원과 국회여성특위 연구원, 통계청 행정사무관 등 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여성백서 작업을 시작해 6일 1백부를 발간했다. 하지만 백서에 인용된 자료가 대부분 통계청 보건복지부 등에서 만든 90년대 초 통계여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성폭력피해 항목의 경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88년 통계를 근거로 1년뒤에 만든 연구보고서를 그대로 인용했다.

여성 윤락실태와 관련해선 지난해 당국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이미 폐쇄된 천호동 신길동을 여전히 대규모 윤락업소 밀집지역으로 소개하고 있다. 백서 가운데 가장 ‘최신’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은 여성인구와 모자(母子)가정에 관한 부분. 그나마 95년도 통계다. 결국 ‘풀과 가위’를 가지고 여기저기서 자료를 긁어모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시정개발연구원의 신경희(辛京嬉·여)연구원은 “선진국의 경우 실무부서에서 축적한 최신 자료를 토대로 백서를 만들어 정책에 효과적으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이런 형태의 여성관련 백서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 종전에 나온 자료를 많이 활용했으며 점차 수정보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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