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증후군]보채는 아이 흔들면 위험…뇌손상 올수도

  • 입력 1998년 1월 19일 18시 43분


‘우는 아이, 심하게 흔들지 마세요. SB(Shaken Baby)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어요.’ 어린 아이가 침대나 의자에서 떨어지면 심한 충격을 받아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선 아이를 심하게 흔들면 뇌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이에게 SB증후군을 유발한 보호자가 아동학대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까지 나오는 등 SB증후군이 점차 사회문제로 돼가고 있다. 인터넷에도 SB증후군의 위험성을 경고한 사이트(www.babyplace.com/shknbaby.htm와 webster.state.nh.us/dhhs/ohm/iasbs.htm 등)는 물론 아이의 머리를 흔들지 말라고 캠페인하는 사이트(www.dss.cahwnet.gov/baby)까지 개설되고 있다. SB증후군은 만 2세 이하 아이의 머리를 흔들어 무른 뇌가 두개골에 부딪혀 출혈이 일어나거나 뇌세포에 상처를 받을 때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미미한 출혈로 2,3일 후면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뇌손상으로 인한 안구질환 발작 발달지체뿐만 아니라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 보채거나 우는 아이를 때리는 대신 심하게 흔드는 사람은 아이를 키운 경험이 적은 부모나 애를 돌보는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 이들은 아이를 흔드는 것이 얼마나 해로운 지를 모르고 화가 날 때뿐만 아니라 기분이 좋을 때도 아이의 머리가 흔들릴 정도로 아이를 거칠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는 것. 소아과의사 이강우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심하게 흔들면 안좋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상태”라며 “가끔 ‘아빠와 심하게 놀고 나서 아이가 조금 이상하다’는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끔찍하게 보호하는 우리 사회에선 아이를 심하게 흔드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맞벌이부부가 증가해 보모나 가정부 등 남에게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많아지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어떤 학자들은 심지어 목말태우기, 아이 업고 뛰기, 아이 안고 말타기 등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아이를 다룰 때에는 항상 아이의 뒷목을 받쳐 머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 아이가 SB증후군인 경우 △머리를 들거나 돌리지 못하고 한쪽 방향으로만 쏠리거나 △눈에 심하게 핏발이 서거나 동공이 불빛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쉽게 토하거나 음식을 거부하며 숨쉬기 힘들어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이런 경우 즉시 소아과에 데려가 ‘머리가 심하게 흔들렸음’을 밝히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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