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네버 다이」 동양인 최초본드걸 양자경 방한

  • 입력 1998년 1월 14일 08시 00분


007영화 최근작 ‘네버 다이’에서 동양인 최초로 본드걸이 된 미스 말레이시아 출신의 여배우 양자경(영어명 미셸 여·35)이 내한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콩 액션영화 ‘예스 마담’시리즈로 국내에도 낯설지 않은 배우. 네살때부터 무용을 익혀 영국발레학교에 유학까지 한 것이 액션 연기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설명이다. “팔다리의 놀림과 힘의 강약조절, 유연성이 때리고 부수고 뛰는 액션영화에 그대로 적용되니까요. 그렇지만 오랫동안 안무용 토슈즈를 신었기 때문에 발모양이 미워져서 여름에도 샌들을 못신어요. 세상에 다 좋은 건 없는 법이죠.” 이번 영화에서 가장 시원스런 액션은 본드와 그녀가 초대형 현수막을 찢으며 마천루 아래로 뛰어내리는 장면이다. 양자경은 “대역 없는 실연이었다”며 “대형 에어백이 아래에 놓여있었고 팔에는 강력케이블을 묶고 있어 마음놓고 뛰어내렸다”고 했다. “위험했지만 관객들은 실연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알아채거든요. 나 역시 직접 나서야 통쾌함을 느끼기 때문에 대역을 쓰지 않았죠.” 할리우드 진출은 이번이 처음. 본드역의 피어스 브로스넌에 대해서는 과거의 본드인 로저 무어나 숀 코너리가 들으면 섭섭해할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위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에요. 솔직하고 유머러스해서 세트장에선 같이 일하기 보다는 노는 때가 더 많았어요. 최고의 본드라 생각해요.” 뜻밖에 그녀는 “무엇보다도 촬영이 영어로 진행돼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홍콩영화에 수없이 출연했던 배우가 이게 무슨 말? 부모가 중국인이라 당연히 중국어를 할 줄 알아야 옳지만 “어린 시절 화교학교에서 워낙 공부를 안했기 때문에 중국말을 잘 모른다”는 고백이다. 지금까지 출연한 홍콩영화에서는 무슨 뜻인지도 모른채 발음만 익혀 대사를 읊었다나. 양자경은 13일 북한어린이돕기 시사회에 참석한 후 14일 홍콩으로 떠난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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