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IMF한파」 내실다지기…상장3개社 타업종 정리

  • 입력 1997년 12월 24일 19시 41분


불황의 한파는 거품도 함께 걷어내게 마련. 올 한해 잔뜩 움츠려온 출판계가 「여윈」 몸을 추스르며 내실을 다져 나가고 있다. 서적도매상이 영세한 도서유통질서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 도서정보전산망 구축에 앞장서고 이런저런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형 출판사들은 군살을 빼기에 바쁘다. 또 서점들도 독자를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국내 굴지의 서적도매상인 보문당은 그동안 40여억원을 들여 전국 서점과 출판사를 대상으로 설치한 도서정보시스템(BIS)을 내년초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BIS는 보문당이 지난 10년간 구축한 데이터 베이스를 토대로 일선 서점의 각종 도서 및 독자관련 정보를 취합, 출판사에 제공하는 전산시스템. 현재 운영단계인 이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출판사의 도서기획 제작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출판관계자는 『앞으로 전국 서점과 출판사 도매상이 BIS 등을 통해 출판 정보를 「시차(時差)」없이 공유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며 『이렇게 되면 책 수요와 독자들의 성향을 과학적으로 분석, 도서반품이 크게 줄어들고 짜임새 있는 출판기획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문당측은 『최근 중소 도매상들의 부도사태가 이어지면서 우리마저 악성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며 『내년 2월에는 영남지사를 설치, 전국을 한 권역으로 묶는 도서 직접배송망도 갖추게 된다』고 그간의 위기설을 일축했다. 출판사로서 주식을 상장하고 있는 계몽사 웅진출판 삼성출판사 등 3개 출판사도 본연의 출판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계몽사는 최근 건설중이던 대규모 골프장을 처분하고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비수익성 사업을 정리, 1백여개의 대리점 등 판매망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교보문고 등 서울시내 대형서점들도 그동안 베스트셀러 집계와 관련, 출판사의 「되사기」 등이 물의를 빚은데 대해 독자들에게 사과하고 당분간 베스트셀러 집계 및 발표를 자제키로 했다. 이들 서점은 내년 출협 주관으로 실시되는 전국규모의 베스트셀러 집계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독자들에게 다양한 도서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 출판인은 『어려운 때지만 출판인들이 힘을 합쳐 도서유통구조 개선 등 해묵은 현안들을 해결해 나간다면 오히려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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