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마다 절약 바람…주부들 『쇼핑 자제』 솔선수범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경제살리기운동이 범사회적으로 일어나면서 가정단위로까지 급속하게 확산, 가족 구성원 모두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뒤 많은 가정에서 가족회의 등을 통해 가족 전원의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외식안하기 자가용안타기 학용품아껴쓰기 해외여행계획취소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세우고 있다. 회사원 이용훈(李鏞熏·45)씨 가족은 지난주말 가족회의를 갖고 모든 방의 1백10W 전구를 60W로 바꾸었으며 화장실의 60W짜리는 30W로 낮췄다. 또 샤워기를 통해 많은 물이 낭비되고 있다고 판단, 샤워꼭지를 막고 대신 물통에 물을 받아 쓰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2,3일에 한번씩 하던 빨래를 5, 6일에 한번씩 하기로 했으며 쓰레기봉투도 발로 밟아 쓰레기를 더 채운 뒤 버리고 있다. 회사원 Y씨(45)는 절약도 하고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내년부터 승용차대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로 했으며 부인도 쇼핑을 줄여 한 달에 모두 20여만원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초등학생 자녀들도 하교할 때마다 입에 물고 들어오던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사먹지 않으며 몽당연필을 볼펜깍지에 끼워쓰는 등 학용품을 아껴쓰기로 다짐했다. 주부 김모씨(51·서울 송파구 가락동)는 아들(25)을 설득, 아들 방에 따로 설치한 전화를 끊고 거실 전화기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주부 박순자(朴順子·58·서울 마포구 망원동)씨는 『이번 경제난은 우리 주부들의 과도한 씀씀이에도 상당부분 원인이 있다』면서 『평소 2주에 한번씩 딸과 함께 가던 외제화장품센터의 마사지코너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피아노과외비 등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연수 보낸 자녀들을 중도귀국시키는 가정까지 생기고 있다. 수산물도매업을 하는 정모씨(54·서울 광진구 자양동)는 7월에 영국으로 1년간 어학연수를 보낸 큰딸(20·대학2년)을 이달말 귀국시킬 예정이다. 〈신치영·이승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