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가 연말 「빅3」의 3파전을 앞두고 있다. 조관우 김건모 신승훈 등 대형 스타들이 새 음반을 내놓는 것.
이들은 모두 1백만 이상의 부동표를 지닌 밀리언 스타. 고정팬이 차별화되어 있고 지지율도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마치 가요계의 대권경쟁같은 기세다.
가요계는 이들의 스타 파워를 한껏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팬 동원력은 최소한 3백만명. 올해 내내 불황에 시달렸던 터라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스타의 위력은 단순히 자기 부양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장세를 달구는데 있는게 아닌가.
「빅3」 중 조관우가 맨 먼저 후보 등록을 했다. 최근 내놓은 4집 「길」. 음악은 리듬앤블루스로 커다란 변화를 주지 않았다. 머리곡 「길」은 우리네 정서를 물씬 풍긴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블루 크리스마스」도 수록했다.
그는 29일 부산 KBS홀에서 시작해 내년 3월까지 전국 순회 라이브 공연을 통해 표몰이에 나선다. TV를 거부하고 팬과 얼굴을 대면하는 1차적 접촉을 통해 카리스마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조관우는 지난 여름 라이브를 통해 고정표를 확인한 바 있다. 암표가 나돌 정도였다. 이번 부산 공연티켓도 벌써 절반 가까이 팔려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김건모는 지금 양재동에 있는 자신의 녹음실에서 마무리작업에 한창이다. 원래 이달말 앨범을 낼 예정이었으나 마무리에 정성을 들이느라 늦어졌다. 12월 중순부터 본격 표몰이에 나설 참이다.
김건모는 셋 가운데 미디어, 특히 TV의 효과를 가장 잘 이용하는 주자다. 댄스곡을 앞세우는데다 유머 감각과 패션 등 「볼거리」를 앞세우는 TV에 적절한 타입이기도 하다. 따라서 매체를 통한 「순간 폭발력」이 가장 세다.
이번 머리곡은 역시 댄스다. 참여한 작곡자는 김광민 박광현 김형석 최준영 정재윤 등. 김진표의 솔로 음반에서 프로듀서를 맡은 버클리 음대 출신의 엔지니어 레이도 참가했다.
신승훈도 빠르면 12월 중순 3파전에 가세한다. 이달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해외 동향을 파악하고 국내 판세를 점검할 예정. 새 음반에는 흑인 코러스도 삽입하고 연주도 이색 밴드를 동원한다.
신승훈은 지난해 김건모와 양대 구도에서 선두를 다퉜다. 가시적인 위력으로는 김건모가 앞서나 음반의 완성도를 따지는 말없는 다수는 신승훈 편이다.
신승훈의 전략은 음악 그 자체다. 대중이 따라부르기 어려운 그의 노래가 1백만장 이상 팔리는 것도 완성도 때문이다.
조관우 김건모 신승훈의 3파전은 만일 12월말까지로 시한을 못박는다면 김건모가 1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대선과 달리 취향이 다른 팬들의 「투표」가 계속 이어지는 만큼 승부는 내년 봄에나 드러날 듯하다.
〈허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