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신비주의는 가라』…종말론등 비판

  • 입력 1997년 11월 15일 20시 29분


한국천주교가 기적 예언 등 신비적인 현상을 중시하는 흐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최근 「건전한 신앙생활을 해치는 운동과 흐름」이란 지침서를 발간, 전국 성당에 배포하고 있다. 지침서는 「바코드 인간 등장」 「파티마 제삼의 비밀」 등의 시한부종말론은 성서나 사적(私的)계시에 나타난 상징적 표현을 잘못 해석함으로써 기독교의 종말론을 본질적으로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말론은 「그날」을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을 회개하고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삶을 살도록 촉구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미확인비행물체(UFO)나 외계인을 신봉하는 신흥종교, 종교시설없이 컴퓨터 네트워크로만 연결되는 「사이버 릴리전」 등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지침서는 기존 사회질서 거부에 따르는 사회 가정생활의 포기, 공동생활과 집단폐쇄성이 빚어내는 폭력행위와 노동력 착취를 신흥종교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지침서는 1960년대부터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뉴에이지운동은 물질주의에 치우친 현대사회의 영적 공허함을 탈피하기 위한 반 문화운동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라즈니쉬명상센터 명상캠프 등의 수련회와 호루스의 눈, 네로의 십자가 등의 장신구를 통해 한국사회에도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 운동은 우주의 중심을 자연으로 보고 자연과의 일치와 조화, 무한한 인간의 잠재능력개발을 강조한다. 지침서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보편화된 것은 기성종교의 난립과 기업화, 발전만을 추구해온 과학 기술의 무책임성에서 비롯됐다』며 교회는 기독교신앙을 신자들이 올바로 이해하도록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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