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병든 자들의 안식처」요셉의원(원장 선우경식·鮮于景植)이 길거리로 내몰린지 5개월만에 다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87년 서울 관악구 신림시장에서 문을 연 이래 행려병자 등 20여만명을 무료진료해온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사장 김수환·金壽煥 추기경)부설 요셉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뒤편으로 자리를 옮겨 문을 열었다.
이날 개원식에서 미사를 집전한 김추기경은 『달동네 이웃과 무의탁 노인 등 소외되고 지친 우리의 이웃은 이제 돈이 없고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따뜻한 진료조차 거부당하는 설움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기뻐했다.
요셉의원은 지난 4월 관악구 재개발사업이 확정되면서 오갈데 없는 불우이웃들의 안타까움과 눈물을 뒤로 한 채 간판을 내렸었다.
그러나 요셉의원이 추구해 온 고귀한 뜻의 불씨를 살리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정성을 모아 이날 사랑의 진료를 재개하게 된 것.
영등포 롯데백화점 인근 윤락가의 건물을 사들인 뒤 병원시설로 개조하는데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들이 창틀값을 대고 커튼을 달아주었다. 시공업체는 원가로 공사를 해 병원측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김추기경을 비롯한 가톨릭 교직자와 신자, 선우원장의 지인들과 후원회원 등은 1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정성을 보탰다.
〈윤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