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테헤란로, 태극기 24시간 펄럭인다

  • 입력 1997년 9월 22일 20시 31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물질적 번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신흥 한국의 대표 거리」라 할 만하다. 이란의 수도이름을 따 거리명을 지은데 대해 최근 국내에서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제시되자 주한 이란대사관은 외교경로를 통해 『이란 테헤란에도 「서울거리」가 있다』며 『양국 우호증진의 상징인 현 이름을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이름은 어떻게 될지 몰라도 테헤란로는 10월부터 24시간 태극기가 걸리는 「태극기 거리」가 된다. 강남구는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강남역에 이르는 약 3㎞ 도로 양편과 중앙분리대에 10월부터 일년 내내 24시간 태극기를 게양키로 하고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강남구는 『최근 지역주민 전화여론조사 결과 테헤란로를 상시 태극기게양 거리로 만드는 것에 대해 86%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24시간 태극기 게양거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최근 각종 금융회사가 속속 들어서 새로운 금융타운으로 부상한 테헤란로를 미국 뉴욕의 금융타운에 비견되게 만들어 보겠다는 구상에서 비롯됐다. 뉴욕 맨해튼의 5번가와 파크애비뉴 등에는 미국 성조기가 걸려 경제 번영과 성조기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으며 특히 증권가인 월스트리트와 연결된 페더럴홀 내셔널메모리얼 부근에는 상시 성조기가 걸려있어 금융타운의 특색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는 것. 강남구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태극기를 경건하게만 생각할 뿐 친근하게 생각하지는 못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태극기 상시 게양거리로는 테헤란로가 첫손가락에 꼽혔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현재 테헤란로 기존 깃대에 태극기를 꽂을 경우 사선으로 기가 늘어지고 바람이 불면 기가 깃대에 감기는 문제가 있어 아래로 늘어뜨리는 배너형 깃대를 새로 설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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