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초롱초롱빛나리양(8) 유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합동수사본부는 8일 사건이 나기전 나리양 아파트 근처에서 목격된 20대 남자와 30대 여자가 납치 전력이 있는 인물로 밝혀짐에 따라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송모씨(29)와 배모씨(31·여)로 밝혀진 이들이 나리양 아파트를 자주 드나들었으며 배씨는 멜빵 달린 옷을 즐겨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전날 H어학원 주변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가운데 도난된 번호판이 부착된 차량 한 대가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 내고 이 차량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사건 발생 11일째인 9일 나리양은 여덟번째 음력 생일을 맞는다.
어머니 한영희(韓英熙·40)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여운 딸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고 이날 생일상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한씨는 『그동안 바쁜 생활에 쫓겨 번듯하게 생일상 한 번 차려주지 못했다』면서 『이번 생일에는 친구들을 모두 불러 즐거운 자리를 만들어 주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괴된 딸의 생일상을 차리는 나리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웃 주민들은 『부디 나리가 무사히 돌아와 모두의 축복속에 생일잔치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기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나리의 같은 반 친구들도 이날 나리에게 생일카드를 보내고 한시 바삐 돌아오길 두손 모아 빌었다.
친구들은 「생일 축하해 나리야. 빨리 부모님 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우리는 너의 환한 얼굴이 생각 나서 공부를 할 수 없단다. 네 책상도 깨끗하게 닦아놓았으니까 빨리 와」 등의 사연을 나리에게 띄웠다.
한씨는 준비된 생일상 앞에서 나리에게 엄마의 「끝없는 사랑」을 전했다.
『8년 전 너는 진통이 시작된지 사흘만에야 겨우 세상에 나와 엄마의 애간장을 태웠었지. 엄마랑 아빠는 우리 예쁜 첫 아기를 보고 싶어 그토록 기다렸는데…. 지금은 그 때보다 백배 천배 더 널 보고 싶단다』
〈금동근·이명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