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동학사,계곡따라 흐르는 비구니 讀經소리

  • 입력 1997년 8월 8일 07시 26분


「청아한 비구니 독경소리에 맑은 계류(溪流)소리 화답하는 탈속의 현장」.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국립공원 계룡산 동학사(東鶴寺)는 이름에 들어있는 학처럼 고고한 사찰이다. 계룡산을 찾는 맛은 사계절이 모두 독특하지만 얼음장 같은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요즘의 계룡산 등산은 특히 권할 만하다. 아울러 계룡산 동학사와 동학사 입구의 카페촌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고 가까운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도예촌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진다면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동학사 카페촌을 거쳐 도예촌에서 옛 도공들의 예술혼을 체험한 뒤 부근 유성에서 온천욕을 즐기면 「팝과 클래식의 만남」처럼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피서가 되지 않을까. 계룡산 동쪽 진입로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동학사는 통일신라 성덕왕 23년(724년)에 창건된 뒤 고려초 도선국사가 중건한 사찰로 비구니들이 불경을 공부하는 도량으로도 유명하다. 묵객들이 수없이 찾아와 머물렀던 동학사 계곡과 삼은각 은선폭포 남매탑 등도 저마다 운치가 있다. 가벼운 산행을 마친 뒤 동학사 입구의 전원카페촌을 찾으면 「문필봉」 「포시즌」 「팔각정」 「얼레꼴레」 「삐까삐까」 등 분위기가 모두 독특한 카페들이 나그네의 발길을 끈다. 카페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이는 계룡산의 천황봉 삼불봉 연천봉들은 시멘트문화에 중독된 도회지 사람들의 넋을 뺀다. 계룡산 봉우리와 동학사 벌판을 한 눈에 담아주는 카페나 전통가옥으로 지어진 카페에서 동료들과 민속주를 마셔도 제격이다. 요즘에는 이곳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커피향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을 벗어나 대전∼공주간 도로를 따라 1㎞쯤 되는 곳에서 좌회전해 계룡산 뒤편 계곡으로 가다 보면 반포면 상신리 도예촌이 나온다. 젊은 도예작가 20여명이 집단거주하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곳이다. 작가 개성에 맞게 설계해 지은 작업실과 공동가마터에서는 백제 도공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듯하다. 동학사까지는 대전에서 승용차로 20분, 유성온천에서는 10분 거리이다. 〈동학사〓이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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