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참사]PC통신에 추모의 글 줄이어

  • 입력 1997년 8월 6일 18시 08분


대한항공기 괌 추락 사고소식이 전해진 6일 오전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의 게시판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의 글이 쇄도 했다. PC통신 이용자들은 전날까지만해도 주로 신한국당 李會昌대표의 아들들 병역문제를 화제로 삼다가 사고소식이 전해진 6일 오전부터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이면서 「추모」「근조」등의 제목으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글을 수백건씩 게재했다. 하이텔 이용자인 이규정씨(GYUJUNG2)는 『어린이와 20대의 젊은이들이 예상밖으로 많아 참으로 안타까운 목숨이 사라졌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천호성씨(kiste)는 『정치적으로 고비가 있을 때 굵직한 사건이 터진다』고 말하고 『이번 KAL機추락사고로 이대표의 아들 사건이 묻혀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나우누리의 이지희씨(막과장)는 『사망하신 분이 다음에 태어날 때는 사고공화국 대한민국을 피해 태어나길 바란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을 꼬집었다. 서명기씨(deeplove)는 『탑승자들이 학생 회사원 신혼부부 등 거의 평범한 시민들이었다는 보도를 들었다』면서 『십수년간 가난하게 살다가 처음 해외여행길에 사고를 당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천리안에서도 이번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추모의 글이 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천리안의 자유게시판에는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과 정부에 대한 원망의 글이 다수 올랐다. MOSSEE라는 ID(이용자번호)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개각 첫날 첫출근하는 장관들의 기분은 어떤가』라고 묻고 『출근길 관용차안 창문너머로 무엇을 생각하며 출근하셨는지』라며 정부에 대한 원망섞인 글을 게재했다. 또 CH691004란 이용자는 『블랙박스가 발견됐으니 대한항공은 정확하게 (이번 사건을) 조사해 보상해야 한다』면서 『유가족에게 백번 사죄하고 국민에게도 공개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교육생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한 유니텔이용자(edu4uni92)는 「KAL機 추락은 우리의 안전추락」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우리의 안전은 어디서 보장받아야 하는가』라고 개탄했다. 또 노진수씨(dseinjs)는 『탑승자중에 주모씨가 유니텔 이용자인것으로 보인다』고 알리면서 『반드시 살아있길 빈다』며 같은 PC통신인으로서의 동료애를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젊은 세대가 다수인 PC통신인들은 인기 탤런트 박모양과 이모씨의 이름이 탑승자명단에 들어있자 이를 확인하는 내용의 글을 잇따라 게재하고 동명이인임을 확인하는 등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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