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름은 영어-빙과류는 우리말…신세대 취향 이중성

  • 입력 1997년 7월 10일 20시 24분


「옷은 세련된 이름이 좋아. 하지만 먹을 거라면 굳이 따질 필요있나」. 입을 것과 먹을 것에 대한 신세대의 취향은 「이중적」이랄 만큼 딴판이다. 10대들이 즐겨 입는 인기 브랜드 의류들은 하나같이 외국어 일색이다. 「비키」 「아이엔비유」 「주크」 「제드」 「ABFZ」…. 『10대들한테 우리말 이름을 들이밀면 고개를 가로저어요. 외국어로 돼 있어야 글로벌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것같아요』(의류업체 신원의 직원). 우리말 이름의 의류브랜드는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그런데 이들이 즐겨 먹는 빙과류 이름에서는 분위기가 확 바뀐다. 「빙빙」 「주물러」 「싱싱」 「통통」 「와삭꽁꽁」…. 한술 더 떠 「맛땡겨」 「뽕타」 등 세련미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이 제품들은 모두 빙과류의 인기 품목들. 롯데의 빙빙바는 출시와 함께 월 평균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촌스러운 이름일수록 인기를 끕니다. 세련된 것 좋아하는 신세대들인데 왜 빙과류만 유독 그런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롯데제과 관계자) 알쏭달쏭하기만 한 신세대 취향이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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