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多汗症)을 앓는 사람들은 손발과 겨드랑이를 적시는 땀 때문에 고역을 치른다. 축축한 손으로 악수를 하기도 난처하고 서류정리나 악기 다루는 일 등 일상생활에도 애를 먹는다.
다한증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갑상선기증항진증 당뇨 저혈당 악성종양같은 전신질환이 있어도 평소와 달리 땀이 많이 난다. 이런 경우는 원인이 되는 병을 치료해 땀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정상인의 1% 정도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체질적으로 다한증 증세를 보인다. 원인은 땀을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정상인보다 더 활발하게 작용하기 때문. 이런 환자의 25∼30%는 가족중에도 같은 환자가 있다.
신체 부위별로는 손발 다한증 환자가 가장 많고 이어 겨드랑이 얼굴순.
다한증의 증상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광택교수(흉부외과·02―920―5436)는 『유형에 따라 △이유없이 아무때나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위가 더워질 때 △음식물에 의해 심한 자극을 받을 때 땀을 많이 흘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개는 갑자기 땀이 나기 시작해 주체할 수 없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불편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주고 심하면 전해질 부족과 탈수현상이 올 수도 있다는 것.
다한증의 치료는 손발에 땀이 나는 정도가 약한 경우 신경전달을 억제하거나 땀구멍을 수축시키는 약을 바른다. 심한 다한증에는 등뼈 좌우의 교감신경에서 땀 나는 신체부위에 해당하는 신경절을 차단하는 비디오 흉강내시경 수술이 널리 쓰인다. 주사로 교감신경에 알코올을 주입, 신경을 죽이는 방법도 있으나 수술보다는 재발률이 높은 편.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두연교수(흉부외과·02―3497―2472)는 『전에는 겨드랑이 밑 2,3군데에 직경 10㎜크기로 피부를 절개했으나 최근에는 작은 내시경기구로 직경 2㎜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나 수술후 통증을 크게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팀의 성숙환교수(02―760―3161)는 『여성의 경우 유방선 바깥 밑과 겨드랑이 두군데만 2㎜정도 절개하므로 상처 걱정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
안암병원 김교수는 복강경을 이용한 요추 교감신경차단술을 개발해 지난 2월부터 교감신경차단 후에도 발바닥이나 하체에 땀이 나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