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를 후련하게 씻을 만한 록과 포크의 대형 무대가 이달말 각각 마련된다. 음악인생 10여년만에 포크의 뿌리를 더듬은 가수 안치환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록의 맥박을 힘차게 울리고 있는 그룹 「시나위」의 무대가 그것.
안치환은 포크 음반 「노스탤지어」(향수)를 발표한 기념으로 24∼29일 연강홀에서 공연을 펼친다.
음반 「노스탤지어」는 안치환이 80년대 서정적 민중가요 17곡을 모아 자기 노래의 뿌리를 되찾아본 음반이다. 안치환은 『10년도 넘게 가슴에 묻어두었던 노래로 음반을 만들었다』며 『이들 노래에 담긴 순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브 무대위주로 활동해온 안치환은 특히 『「향수」공연은 순수하게만 노래했던 그 시절에 대한 마음의 빚을 푸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때 노래들은 처절하고 엄숙하고 정직하고 깨끗했다. 참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그러나 시대는 흐르고 노래는 잊혀져 가고 있다. 「향수」공연은 그 노래를 다시 불러내는 한판 굿이다』
레퍼토리는 빨치산의 노래로 전해지는 「부음산」을 비롯, 삶에 대한 성찰을 노래한 「신개발 지구에서」, 영산강의 설움을 포근하게 감싸는 「영산강」, 히트곡 「내가 만일」 등.
☎ 02―708―5001.
「시나위」는 요즘 록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뜬 그룹이다. 「은퇴선언」에 이어 인생의 껍데기를 벗자고 울부짖는 노래 「서커스」도 대학가에서 갈채를 받고 있다.
또 리더 신대철이 세종대 동아리연합회 주최 록강연에서 강사로 나섰고 베이시스트 정한종도 「록의 역사와 한국대중음악」이라는 주제로 경북대와 대전대에서 강의할만큼 노래철학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록의 세계를 향하여」라는 이름으로 6월말부터 서울 대전 부산 대구에서 네차례 대형 공연을 갖는다. 록만을 숭배해온 신대철은 『젊음과 현장의 음악인 록으로 살아 움직이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 「시나위」만의 록 해석이 녹아 있는 사운드를 전달해보고 싶다고.
서울 공연은 28일 오후 5시 정동문화체육관(02―393―8467)이며 대전 무대는 29일 오후 5시 우송예술관(042―221―1994)이다. 학원폭력을 다룬 「덤벼」를 비롯해 권위주의를 고발하는 「완장」 등을 부른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