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미술사를 그림을 곁들여 총정리한 책이 나왔다. 모두 8권으로 이루어진 「동양미술대전집」(도서출판 아트파크). 미술분야로는 보기드문 방대한 규모다.
미술평론가 최병식교수(43·경희대미술교육과)는 이 책을 만들기 위해 곳곳을 누비며 작가를 만나고 작품사진을 모았다. 이 책은 그래서 책상머리에 앉아 참고자료나 보고 각주를 붙이면서 만든 책이 아니라 발로 쓴 책이다.
『직접적인 탐험작업을 통해 책을 만들었고 그래서 더욱 보람을 느낍니다. 원래 백말띠라 그런지 돌아다니지 않고는 안되는 체질입니다』
그는 87년이후 20여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고 중국작가도 4백여명을 만났다.
『만다라를 찍으러 갔다가 고산병에 걸려 열흘이상 앓았던 일, 돈황석굴에 갖다가 비행기 운항이 끊겨 보름이상 갇혀 있었던 일 등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이 전집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한국편인 「현대한국채묵화」와 중국편인 「중국미술대계」. 각 4권씩이다.
한국편은 20세기초부터 현대까지 한국미술의 주요사조와 화파를 미술사적으로 정리했다. 수록작품은 4백여 작가 1천여 점. 세대별 유파별로 정리돼 있다. 중국편은 고대에서 당송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미술의 흐름을 망라했다. 7백여명의 작품 1천4백여 점이 실려 있다.
최교수는 이들 그림을 자신이 직접 촬영하고 작가에게서 얻고 때로는 도록에서 구했다.
그는 『미국 유럽 등 서구의 미술사는 나름대로 정리가 돼 있는데 비해 동양쪽은 아직도 전혀 체계가 잡히지 않아 이 일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일본편을 추가하고 중국 일본어판을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중국문화대예술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인도 티베트 실크로드 등을 수차례 학술탐사했으며 「동양미술사학」 「미술의 구조와 신비」 등 많은 저서가 있다.
그는 『이 책의 출간이 동양의 문화정체성을 찾고 동양권의 문화교류를 위한 가교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