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말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면허 소지자는 1천7백75만1천8백68명. 그중 장애인으로서 면허를 가진 사람은 7만1천1백79명으로 0.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들이 운전을 익힐 수 있는 연습장이 너무 부족하다. 장애인용 운전연습장을 갖추고 있는 곳은 서울의 국립재활원(02―901―1581∼5)과 송파장애인운전연습장(02―410―3738) 등 단 두곳이다.
2일 오후 강북구 수유동 국립재활원 자동차 운전연습장. 10여명의 장애인들이 장애인전용으로 만들어진 차를 타고 기능시험에 대비한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실습교사 金榮三(김영삼·46)씨는 『20, 30대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교육생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전을 익히기 때문에 배우려는 열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94년 3월 국내 최초로 세워져 지금까지 6백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한 이 곳은 5백여평의 규모에 5대의 차량을 갖추고 교사 2명과 자원봉사자 3명이 20여명의 교육생을 가르친다.
이 곳의 특징은 교육기간을 충분히 준다는 점. 특히 첫 한달을 기본소양교육 안전운전수칙 등의 교육에 할애할만큼 기본기를 강조한다.
교육기간이 길다보니 지방에서 찾아온 장애인들을 위한 기숙사 시설을 갖추고 2개월간 무료로 숙식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교육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15분∼오후 4시반.
송파구 가락동 탄천빗물펌프장내 2천여평의 넓은 부지에 자리잡은 송파장애인운전연습장은 2명의 강사와 모범택시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 55명이 장애인들의 운전교육을 돌봐준다.
구청 사회복지과에 장애인수첩을 갖고와 신청서를 내면 수강할 수 있는데 30명 정원에 현재 대기인원이 1백20여명일만큼 인기다.
기능시험에 합격, 다음주에 도로주행시험을 치른다는 千雙甲(천쌍갑·29·경남 김해)씨는 『대중교통의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체부자유인들에게 자동차운전면허는 절대로 필요하다』며 『최소한 광역시나 도에 하나 정도는 장애인 운전연습장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