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찬이네민박집」홈페이지…고양꽃박람회 찾는 외국인 방문

  • 입력 1997년 5월 2일 20시 07분


「하루 숙박비 30달러, 희망자는 공항까지 마중가능」. 인터넷에 떠있는「제찬이네 민박집」(interpia.net/∼homestay)을 안내하는 선전문구다. 이 안내문을 보고 전세계에서 네티즌들이 제찬이네 집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민박집 주인은 일산신도시에 사는 오승훈씨(40·무역업). 제찬이는 초등학교 4학년인 오씨의 외아들이다. 유치원 영어교사를 하는 부인을 포함해 세 식구가 36평짜리 빌라에 살고 있다.『5월초 고양꽃박람회 기간에는 세 가족이 찾아오기로 예약됐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꽃박람회를 안내하는 내용을 올렸더니 외국인들이 여기에 맞춰 방문하겠다는 겁니다』 오씨가 인터넷을 처음 배운 것은 지난해 6월. 몇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오퍼상을 차린 그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인터넷에 재미를 붙였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쏠쏠한 사업정보를 입수하고 팩스나 전화보다 싼 값으로 해외 거래처와 전자우편을 주고 받는 것은 이제 그의 주요 일과. 『민박집은 제찬이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영어도 배우고 사람도 사귀고 자신감도 키우고…. 이담에 커서 뭘 하든 세계 곳곳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해 8월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한달후에 캐나다에서 첫 손님이 찾아왔다. 8개월간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프랑스 덴마크 브라질 등에서 50여명이 「제찬이네」를 다녀갔다. 민박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받는 것이 특징. 민박은 오씨의 사업에도 도움을 줬다. 브라질에 관한 자료가 필요해서 민박을 하고 간 친구에게 부탁했더니 성심껏 자료를 찾아 인터넷으로 보내주었다. 현재는 2명의 일본 여성이 묵고 있다. 미국인 친구의 소개로 이곳에 오게 됐다는 나가야 마사코(中屋雅子·24)는 『오씨 가족이 친절하고 한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며 『저녁때 먹은 닭볶음탕이 아주 맛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경주 설악산 부여 등 지방에도 인터넷 민박집이 생겨나 우리 집을 찾은 외국인들이 그곳에서 좀더 한국적인 것을 구경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김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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