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물질문명과 자본주의 Ⅲ 1.2

  • 입력 1997년 3월 6일 08시 14분


[이광표기자] 우리는 과연 「경제」를 벗어날 수 있을까. 아날학파의 거두 브로델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세계사는 세계 경제사에 다름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역사의 최하층을 물질로, 중간층을 경제로, 최상층을 자본주의로 본 브로델은 자본주의야말로 세계사 흐름의 중심축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물질은 기후 지리 도시 인구 교통 등과 같은 구체적인 생활 조건으로 경제라는 큰 틀을 구성하는 것들이다. 이 책은 중세부터 산업혁명기까지를 다룬 사회경제사로 최하층 물질의 변화를 바탕으로 경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모든 경험과 사건을 동원, 산업혁명의 의미를 설명하는데 비중을 두었다. 저자는 우선 중세를 도시경제가 지배하는 시기로 보고 베네치아(15,16세기) 암스테르담(16세기)과 같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도시의 힘은 경제에 있었다고 해석한다. 저자는 물론 인간사의 모든 총화를 경제라 일컫는다. 그러나 암스테르담의 경우 18세기를 지나면서 경제의 위기로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다. 산업혁명으로 유럽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중심은 영국으로 넘어갔고 도시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경제구조를 도시중심에서 민족중심으로 변화시켰다고 설명한다. 경제는 인간을 둘러싼 모든 일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 경제라는 큰 틀이야말로 세계를 조망하는데 있어 관건이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프랑스 로렌에서 태어난 저자는 현대의 대표적 역사학파인 아날학파의 거두로 오늘날까지도 세계 역사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2차대전중 독일군 포로로 5년간 투옥생활을 했고 지난 85년 사망. 페르낭 브로델 지음/주경철 옮김(까치·각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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