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자기,로마 나들이…현대 도예가작품 64점 전시

  • 입력 1997년 2월 16일 19시 53분


[로마〓오명철기자] 「로마문명과 한국도자기의 만남. 로마인들과 한국 도예인들의 해후」.올해 유럽에서 열리는 한국 관련 전시회중 가장 주목받는 전시회의 하나인 「전통의 계승 한국도자기―고대와 현대」초대전이 13일 로마의 유서깊은 유적인 「성(聖)천사의 성」에서 개막됐다. 이탈리아 문화부와 국립동양예술박물관 「국립 성천사의 성 박물관」 및 한국의 해외공보관이 공동주최한 이 초대전에는 국립동양예술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청자 분청사기 등 17점과 한국공예가협회 회원들이 출품한 64점의 현대자기가 전시됐다. 3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이 자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전통자기를 소개하면서 아울러 고려청자와 조선백자가 현대 한국도예에 끼친 영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우리측에 전달해 성사된 것. 오페라 「토스카」와 영화 「로마의 휴일」의 무대이기도 했던 성천사의 성은 서기 139년 하드리아누스황제의 영묘로 지어진 지름 64m의 대형 원형건물로 인근의 바티칸궁과 연결돼 유사시 교황의 피난처 등으로 이용된 역사적 명소다. 특히 개막식이 열린 「파올리나의 방」은 페린 델 바가와 펠레그리노 티발디가 그린 환상적인 프레스코가 장식돼 있는 박물관내 최고 명소로 이 방에 전시된 고대 우리나라 자기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도나텔라 마체오 동양예술박물관장은 한국 전통자기 수장 경위에 대해 『지난 60년 대한민국 정부가 국립동양예술박물관 개관을 기념, 골동품가에서 수집해 기증한 것으로 안다』며 『이탈리아 정부도 로마 문명 이전의 에투르스크 시대 도자기 20점가량을 답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루제로 펜트렐라 성천사의 성박물관장은 『성천사의 성박물관은 이제까지 현대미술품을 전시한 적이 없었으나 한국의 전통자기를 소개하면서 이 자랑스러운 도자기들이 현대의 한국 도예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살펴볼 수 있도록 이례적으로 현대 공예에도 문호를 개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두병주이탈리아대사는 『로마역사 2천7백여년만에 처음으로 한국 문화의 진면목을 소개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면서 『한국의 문화가 로마문화만큼 세계에 영향을 주진 못했지만 도자문화 만큼은 로마문화에 못지 않게 세계적 수준이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의 주요언론들은 이번 전시회를 비중있게 소개하는 등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