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달라지는 생활/일렉트로 칼라]

  • 입력 1997년 1월 17일 20시 19분


「朴賢眞기자」 중년 여성인 Y씨(36)의 직업은 정보검색사. 요즘 그녀는 최고의 상승무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역업체의 평범한 월급쟁이였던 그녀는 지금 정부기관에서도 깍듯이 대접해주는 인물이 됐다. Y씨의 활동무대는 전 세계. 아무리 어려운 자료라도 그녀의 검색목록에 오르면 사정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데이터베이스와 인터넷을 통하면 못구하는 자료가 없는 정보도사가 그녀의 요즘 별명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미국 피닉스대학에 온라인석사과정을 신청했다. 매주 전자메일로 보내주는 과제를 소화하며 그녀는 2년후 일반석사와 똑같은 석사학위를 받는 꿈에 부풀어 있다. 유통업체의 말단사원인 L씨(28)는 사내에서 한창 「뜨는 인물」이다. 얼마전 인트라넷시스템이 깔리고 사장이 전자결재 도입을 발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Y씨와 L씨는 정보화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이른바 일렉트로 칼라(Electro Collar)다. 「컴퓨터기술로 무장된 노동자」라는 의미다. 정보화 진전으로 컴퓨터가 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직종의 전자 엘리트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조직내에서는 물론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아예 독립해서 디지털 세계에서 부를 캐려는 일렉트로 칼라도 늘고 있다. 최근 홍익대근처에 어엿한 게임개발업체를 세운 J씨(29). 대학도 포기하고 얼마전까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단칸방에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 빠져있던 그는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히트를 치면서 요즘 전자업계에선 잘나가는 한 사람이다. 일렉트로 칼라들이 몰려드는 직업은 웹디자이너 정보컨설턴트 멀티미디어PD 등 모두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 미국 노동부발표에 따르면 지난 95년에만 3백여종에 이른다. PC통신과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공부 여가생활 데이트까지 해결하는 요즘의 「N(네트워크)세대」 대학생 중고등학생들은 바로 「미래의 일렉트로닉 칼라」인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李光炯(이광형)교수는 『21세기엔 이들이 조직의 중추가 되고 부를 창출하는 기업 엘리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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