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동아신춘문예/시조당선작]「대패질을 하다가」…김가영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8시 15분


김가영 1 그대, 참말은 거짓보다 더 옹이가 졌다 살갗이 찢어지고 생피가 흘러도 이제야 진실 말하는 길, 참으로 먼 길이다. 한 세상 살면서 깨끗하기 어렵구나 닦아도 철사줄 영혼은 빛나지 않고 새 살로 차 오르는 위선, 그 잎새를 지운다. 2 우리가 엎지른 물은 각인처럼 지울 수 없구나 밀어내고 걷어내고 실핏줄이 보이는 僞證, 얼룩진 그 회한의 무늬, 속살까지 물들였다. 누구인들 밤이면 지난 날을 돌아보지 않으리 산다는 것이 층층이 화석처럼 자취를 남겨 이처럼 아픈 갈등을 속죄인 듯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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