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251)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제6화 항간의 이야기들〈41〉 오른손이 없는 젊은이는 자신의 신세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그 부드러운 여자의 다리를 어루만지고 있으려니까 나는 정욕이 솟구쳐올라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녀 또한 타오르는 욕정을 감당할 수 없었던지 숨소리를 쌔근거리며 말했습니다. 「오! 좀더 위로, 좀더 위로요」 그리하여 나는 그녀의 옷속으로 손을 넣어 그 매끄러운 다리를 애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나의 손길은 사뭇 조심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조심성을 잃고 아무데나 마구 더듬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되자 그녀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던지 두 팔로 나의 머리통을 와락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잘 기억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녀와 나는 미친 듯이 입을 맞추기 시작했고, 서로가 서로의 몸을 마구 더듬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때가 되자 나는 일어나 제일 좋은 음식과 과일은 물론, 분위기에 맞는 것들을 한껏 차려놓고 함께 먹었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 우리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술잔을 주고 받을 때마다 서로 입맞추고 애무했습니다. 그리하여 밤이 깊어졌을 때 우리 두 사람은 술과 연정으로 몸이 달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침상으로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즐거운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녀를 나는 무수히 공략하였습니다. 정말이지, 거짓말 같은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나는 금화 열 닢을 그녀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찡그리며 노여움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이, 망측해라! 제가 왜 당신의 돈을 받아야 되지요? 제가 돈을 탐내기나 하는 줄 아세요?」 이렇게 말하고난 그녀는 앞섶에 감추어둔 지갑을 꺼내더니 십오 디나르의 금화를 꺼내어 내 앞에 내어놓으며 말했습니다. 「알라께 맹세코, 이 돈을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다시는 당신을 찾아오지 않겠어요」 이렇게 되자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돈을 받았습니다. 「내 사랑! 사흘 뒤에 다시 찾아올게요. 해질 무렵에 말이에요. 이 돈으로 어젯밤과 같은 음식을 마련해 놓고 기다리세요」 이렇게 말한 여자는 작별의 입맞춤을 남긴 채 돌아갔습니다. 정말이지 나는 내 영혼마저 그녀와 함께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사흘째되는 날 여자는 다시 왔습니다. 금실을 가로 섞어 짠 천으로 만든 너무나도 화려한 옷을 입고 전보다 훨씬 찬란한 패물을 한 채였습니다. 나는 여자가 오기 전에 청소를 하고 음식을 준비해 놓았으므로 우리는 곧 식탁에 앉아 먹고 마셨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나는 그다지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옷을 벗기고 침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날밤 그녀는 내 몸 구석구석을 미친듯이 애무했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감당할 수 없는 쾌락으로 몸을 떨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여자는 또 십오 디나르의 금화를 내놓고 사흘 뒤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돌아갔습니다』 <글:하 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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