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바이올리니스트 권윤경 『大家 예감』

  • 입력 1996년 12월 13일 19시 37분


「劉潤鐘기자」 정경화 펄먼 김지연 장영주 등을 키워낸 바이올린 명교사 도로시 딜레이의 「최신작」 권윤경(16)이 데뷔음반을 내놓았다. 언니 권민경이 피아노반주를 맡은 이번 음반에서 권윤경은 크라이슬러의 「아름다운 로즈마린」 등 소품과 함께 신딩의 「조곡a단조」,페르트의 「형제들(Fratres)」 등 나이답지 않게 무게있는 곡들을 소화해내 녹음단계부터 화제를 뿌렸다. 반주자인 언니 권민경은 제1회 동아국제음악콩쿠르 결선입상으로 이미 수많은 국내팬을 확보한 피아니스트. 『단 하룻동안에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요. 6개월전에 연주한 결과가 마음에 들긴 힘듭니다』 권윤경은 첫 음반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은근히 자신의 빠른 발전속도를 과시했다. 그가 아직 어린 나이로 음악계에서 받는 큰 기대를 감안하면 무리가 아닌 일. 8세때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 딜레이 문하로 들어간 권윤경은 13세때 「선생님 몰래」 참가한 뉴저지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1등으로 입상, 이를 계기로 세계적 매니지먼트사인 IMG사 소속 아티스트가 되는 한편 국제 스트라디바리 협회가 대여하는 명기를 사용할 권한을 얻게 됐다. 『나이도 어리고 학교공부의 부담도 많아 그동안 연주활동을 줄여왔어요. 올해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해 「어른」이 되었으니 이제 활발하게 연주로 자신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그는 올해 미국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한 우등생이기도 하다. 그동안 비평가들로부터 윤경이 얻은 평가는 주로 『테크닉만 발달한 신동이 아니라 탁월한 감수성을 가진 연주가』라는 것. 언니 민경은 『윤경이는 치밀한 계산없이 바이올린을 잡아도 금세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정감있는 소리를 빚어낸다』고 동생을 추켜세웠다. 이번에 발매된 음반은 이례적으로 BMG사가 최고의 아티스트에게만 부여하는 전통의 「RCA 레드실」레이블로 발매됐다. 뉴욕에서 이 회사의 최고 프로듀서와 엔지니어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 음반의 녹음에는 스승 딜레이도 참가, 조언과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첫곡을 신딩의 「조곡a단조」로 정한 데도 『소품 연주자로 소개되지 않겠다』는 그의 자신감이 숨어 있다. 이 곡은 테크닉과 표현력에서 대가의 경지를 요해 그동안 하이페츠 펄먼 등의 연주가 널리 알려져 왔다. 윤경은 여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셈. 작년9월 문화일보홀에서 첫 고국연주회를 가졌던 권윤경은 내년 9월 서울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행사를 맞아 2년만에 고국팬들 앞에 다시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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