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시장님 점심메뉴도 알아요"

  • 입력 2002년 9월 23일 20시 21분


“시장님,점심 뭐 드셨는지 훤히 들여다 보이네요.”

민선 3기를 맞아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자신들이 사용한 판공비를 매일 매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23일 본보 취재 결과 전국의 광역 16개, 기초 232개 자치단체 가운데 단체장의 판공비 사용 내역을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곳은 40여곳.

이 중 박맹우(朴孟雨) 울산시장과 김혁규(金爀珪) 경남도지사, 채현병(蔡玄秉) 충남 홍성군수, 이상범(李象範) 울산 북구청장 등 10여명의 단체장들은 자신들의 판공비 지출 내역을 날마다 해당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또 인천 동구청, 경기 남양주시, 전남 장성군 등은 월별로, 제주시와 경기 부천시, 인천 강화군, 경남 거제시 등 30여곳의 단체장은 분기별로 공개하고 있다.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최근 공개 내용을 보면 ‘9월 18일 수해복구 지원중 부상직원 격려,3명 40만원 현금’ 등 날짜, 용도, 금액, 카드 및 현금 사용 여부, 인원 등이 포함돼 있다.

채현병 홍성군수도 9월들어 현재까지 사용한 582만4600원의 사용 내역을 상세히 공개했다.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판공비 수혜자의 개인 신상과 접대 장소까지 공개하고 있다.

채현병 홍성군수는 “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지침’에 근거해 사용한 판공비를 매일 공개한 이후 한 푼이라도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국 4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판공비 공개운동 전국네트워크’ 금홍섭(琴弘燮·36) 집행위원은 “일부 자치단체는 공개요구를 이런 저런 핑계로 기피하고 있다”며 “공개청구가 없어도 스스로 공개하는 ‘판공비 공개 조례’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판공비가 낭비됐을 때 주민이 소송을 통해 환수할 수 있는 ‘납세자 소송제도’도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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