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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3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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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변’에 가까운 성과를 거두면서, ‘월드컵 마케팅’의 효과도 기대 이상이다. 기업들은 한껏 고조된 월드컵 분위기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분주하다.
▽월드컵 효과〓공식 후원사들은 ‘본전’의 몇 배에 해당하는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다.
공식 스폰서인 현대자동차와 KTF는 비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비용보다는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인정했다.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붉은 악마’를 광고에 활용한 SK텔레콤도 응원복과 용품 지원비 등 50억원의 비용을 크게 넘어서는 마케팅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풍’을 풍기는 식품류의 수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해찬들 고추장은 올해 1∼4월, 4개월간의 대(對)일본 수출액(약 27만달러)보다 많은 실적(30만달러)을 5월 이후 1개월반 만에 올렸다.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을 생산하는 웅진식품도 99년 9월 이후 2년반 동안 수출한 액수의 절반가량인 100만달러어치를 올해 하반기 중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드컵으로 TV의 세대교체도 빨라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5월 프로젝션TV 판매량이 4월에 비해 각각 약 300%, 120% 증가했다. 좋은 화면으로 경기를 보기 위해 대형 프로젝션 TV 등 차세대 디지털TV를 사면서 80년대 초 흑백TV에서 컬러TV로의 세대교체에 이어 ‘제2의 TV세대교체’가 일어났다는 것.
▽월드컵 마케팅〓붉은색이 ‘국민 컬러’화되면서 ‘레드 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붉은 색상으로 디자인한 휴대전화 청소기 전기밥솥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후부’는 붉은 계열의 티셔츠, 머리띠, 수건, 물통 등 월드컵 관련 품목의생산을 하반기에 약 10% 늘릴 방침.
보루네오가구도 올 가을 경향을 ‘레드’로 정하고 광택이 나는 붉은색 가구를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 라이선스 브랜드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서호트레이딩은 최근 흰 티셔츠 5만여장을 붉은색으로 바꾸는 염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당초 올 여름 유행을 푸른 계열로 예상했던 화장품 업체들도 ‘붉은색에 어울리는 메이크업 제안’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