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언론 “한국선수 힘은 인삼에서 나온다” 경계

  • 입력 2002년 6월 18일 18시 50분


이탈리아 언론은 한국과의 16강전을 앞두고 자국팀의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혹시나 66년 런던 월드컵 때 북한에 패한 악몽이 재현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감을 내비쳤다.

국영 RAI 방송은 런던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북한전 경기장면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방영했으며 로마의 일간지 ‘코리에 델라 세라’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탁월한 조련술로 한국팀의 전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하면서 한국 축구를 ‘아시아의 마라도나’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은 한 스포츠 전문지의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4%가 한국팀을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상대로 지목했다고 소개했다.

‘일 조르날레’는 “히딩크 감독은 박두익(66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북한 선수)과는 무관하다”며 한국전에 대한 징크스를 떨쳐버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라 나치오네’는 히딩크 감독이 이탈리아전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언급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힘은 인삼에서 나온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또 ‘라 레푸블리카’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조별 예선경기에서 심판의 부당한 판정으로 4골이 무효로 처리됐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하면서 우회적으로 심판 판정이 이탈리아-한국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한편 현지 교민들은 이탈리아 언론들이 16강전 토너먼트가 시작되기 전에는 일본 팀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도 한국팀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D조 1위로 16강전에 진출하자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유학생과 상사 주재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탈리아 5000여 한국 교민들은 이날 다혈질인 이탈리아 축구팬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한국 음식점 등에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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