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금 자료 수집 등을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 머물고 있다. 총 1만쪽에 이르는 이 사전 제작을 마치자마자 ‘새로운 일’을 시작한 것. 박 교수는 24일 밤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가 안식년이어서 ‘중조…’의 보완 작업과 중국 출판 관계자들과 고려말부터 조선초까지의 외교문서와 특수어휘 해설을 담은 ‘이문(吏文)’의 출간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조…’는 ‘조선시대의 중한사전(中韓辭典)’에 해당한다. 조선시대의 번역문헌을 바탕으로 한자 1만2814자, 표제어 6만9352개, 한글 번역용례 42만5918개 등을 수록했다. 한글로 번역된 중국 통속소설인 ‘삼국지’ ‘수호지’를 비롯 당시 역관들이 사용했던 중국어 학습서인 ‘노걸대(老乞大)’, 중국 당나라의 두보(杜甫)의 시 전편을 번역한 시집인 ‘두시언해(杜詩諺解)’ 등 총 230여종 1000여책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1984년 외국어대 대학원 중문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졸업논문인 ‘조선시대 중국 통속소설 번역본의 연구’를 준비하면서 ‘중조대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1991년부터 충남 아산 선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발표한 ‘삼국지 통속연의’ ‘수호지’ ‘서유기’ 등 중한 번역 소설(비매품) 20여권은 ‘중조…’를 만드는 기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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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사전 제작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혼자 편집 교열 필름 출력까지를 도맡았고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3개월치 자료가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다. 제작비용 1억5000만원은 선문대측이 지원했다.
박 교수는 “이번 대사전에 자료의 절반도 채 들어가지 않았다”며 “18세기 중국을 기행하고 지은 작품들인 ‘연행록(燕行錄)’, 통속소설인 ‘홍루몽(紅樓夢)’ 등 활용하지 못한 자료 등을 보완해 5년내로 총 20권짜리 ‘중조…’ 확대판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