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3자 물류시장' 뜨겁다…제조업체 아웃소싱 바람

  • 입력 2002년 4월 15일 17시 22분


제지업체인 대한펄프는 전국 물류창고 9곳 가운데 올해 들어 4곳을 없앴고 나머지도 단계적으로 없앨 예정이다.

올해 초 물류 부문을 택배업체에 통째로 맡기면서 창고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 이 회사는 연간 400억원에 이르는 물류비 가운데 1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하역 운송 보관 등 물류 업무 전반을 아웃소싱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택배업체들은 물류아웃소싱시장, 이른바 ‘3자 물류시장’을 잡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웃소싱을 맡기는 업체는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업에만 주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택배업체로서는 장기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수요자와 공급자의 이해가 모두 맞아떨어진다.

현대택배는 1월 3자물류 전담부서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 전산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현대택배는 2월부터 외국 네트워크판매업체인 NFLI에 수입에서부터 택배에 이르는 토털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달부터는 P&G의 창고 운영도 대행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삼성테크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전국 공단을 디지털 기반의 공동물류망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 국내와 해외의 물류업무를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대한펄프 한글라스 효성 삼성전기 이랜드 두산식품 등에 3자물류서비스를 제공해 올해 15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한진은 한국카프로락탐의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일부 제품의 포장, 창고 내 이송, 운송, 하역 등 모든 물류를 맡고 있다. 한국유리 신동방 라파즈코리아 카스맥주 등도 한진의 고객. 한진은 3자물류 고객을 위한 상설 테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산 등 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1996년 일찌감치 삼자물류시장에 뛰어든 CJ GLS는 질레트코리아 한국존슨 쥴릭파머코리아 레고 네슬레 클로락스 바이엘 필스버리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대웅제약 영진약품 한독약품 부광약품 유한양행 코리아나화장품 등 200여개사에 이르는 두꺼운 고객층을 갖고 있다.

한편 미국 등에서는 델컴퓨터가 페덱스와 3자 물류계약을 맺어 비용을 낮추는 데 크게 성공한 것 등을 계기로 3자 물류가 보편화해 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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