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24개국이 가입해 있는 ‘국제 원예생산자협회(AIPH)’에서 98년 국내 최초로 공인을 받아 4년여간 준비해 온 꽃박람회가 이제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 행사에는 세계 30개국 170개 단체가 참가, 지구촌의 희귀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한 곳에 모아 말 그대로 ‘수억송이 꽃들의 대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이곳에 오면 바다를 물들이는 꽃들을 보면서 잃어버린 삶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을 테니 더욱 좋다. 안면도 천혜의 절경을 배경으로 바다와 꽃의 절묘한 조화를 표현해 내는‘바다물결 정원’과 ‘장미원’,‘초화원’,‘꽃과 색 정원’등 13개 테마정원에서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연출하는 색채의 마술과 꽃의 아름다움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또 꽃과 나비가 조화를 이뤄 옛 고향의 정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나비원’, 꽃을 이용한 아름다운 ‘꽃 음식 전시관’등은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그뿐인가. 세계 희귀식물도 한자리에 모인다.
중국 윈난성의 춤추는 꽃을 비롯해 식충 식물, 아마존 수련, 500년생 백일홍, 호주의 실소철, 천리포 수목원의 노랑잎 개나리, 네덜란드 퀴켄호프 튤립, 중국 다롄시의 꽃화석 등 볼거리 천국이다.
총 사업비 283억원을 들여 개최하는 ‘안면도 꽃박람회’는 투자액의 몇 배에 이르는 효과도 기대된다.
단순한 관광수익 450여억원 외에도 국내 화훼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화훼수출 규모를 연 20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와 함께 꽃을 매개로 한 시민들의 정서함양,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확충된 사회간접시설을 이용한 서해안 관광자원 개발 효과도 기대된다.
이처럼 국내 최초로 열리는 국제공인 꽃박람회는 4년여동안 눈비와 해풍을 맞으며 준비해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흙바람에 온 몸이 뿌옇게 되기 일쑤였고, 애써 심어놓은 구근(球根)이 비바람에 쓸려 내려가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또 이들은 안면도에 자주 나타나는 짙은 해무에 꽃잎 한 장이라도 상할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인간이 인간을 복제한다는 21세기에 한떨기 꽃이 뭐 그리 소중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사이버 문화가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자연의 신비를 좇는 자들이라고 해서 문화지체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안면도 꽃박람회’가 잃어가는 인간의 감성을 되살리고 자연의 위대함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수년 동안 고생해 온 보람은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형형색색의 꽃으로 물드는 바다에 국민 여러분을 초대한다.
최민호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조직위원회 운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