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런 일도]브라질-헝가리 사상 최악의 난투극

  • 입력 2002년 3월 20일 17시 49분


지난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축구대회 AS 로마(이탈리아)-갈라타사라이(터키)의 경기는 난투극으로 얼룩졌다.

격렬한 경기를 치른 양팀 선수들을 종료 후 서로 욕설을 퍼부으며 몸싸움을 벌였고 6만여 이탈리아 축구팬의 야유 속에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곤봉을 휘두르는 경비 경찰들과 부딪치기도 했다. 터키 외무장관이 “마치 무솔리니 파시스트 정권 치하의 행태를 보는 것 같다”며 이탈리아 정부 당국을 맹비난하는 등 자칫하면 두나라 사이의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뻔 했다.

1954년 제5회 스위스월드컵 브라질-헝가리의 준준결승.

경기 3분만에 헝가리에 선제골을 빼앗긴 브라질 수비수 한명이 잔뜩 흥분해 헝가리 히데구치가 슈팅을 날리는 순간 히데구치의 팬츠를 잡고 늘어졌다. 볼은 그대로 골문을 갈랐지만 드러난 것은 히데구치의 허연 아랫도리. 골인의 기쁨도 순간. 양팀 선수들은 곧바로 육탄전에 들어갔고 관중석에서도 패싸움이 벌어진데 이어 수십명의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상대 선수를 마구 두들겼다.

후반전에도 축구라기 보다는 복싱에 가까운 격렬한 경기가 펼쳐졌고 결과는 헝가리의 4-1 승리. 유럽 무대에서 패한 게 몹시도 분했던 브라질 선수들은 경기후 라커룸에서 샤워를 하고 있던 헝가리 선수들을 급습해 다시한번 격투를 벌였고 이 사건은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난투극으로 기록되어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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