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그들만의 공간' 호텔 헬스클럽

  • 입력 2002년 2월 21일 14시 05분


여유있는 사람들이 체력단련장 겸 사교클럽으로 이용해 온 호텔 헬스클럽. 그러나 최근의 몸 만들기 붐은 전통적인 호텔 헬스클럽의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호텔 헬스클럽은 고급 내외장재로 치장은 했지만 회원의 건강관리에 관해서는 기껏해야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와 사우나시설, 스쿼시를 갖춰놓은 정도였다. 1대 1로 지도하는 트레이너의 임수도 기구를 이용해 어떤 운동을 할 것인지를 일러주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문적으로 몸관리를 해 주는 고급 ‘동네 헬스’가 급증하자 이들과 경쟁하게 된 호텔 헬스클럽도 ‘종합 몸관리센터’로 자기변화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고객별로 건강진단한 뒤 연간 계획표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요가, 아쿠아로빅, 기공술, 검도교실 등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와중에서 각 호텔 헬스클럽의 성격은 사교 목적 우세형과 실수요형으로 분화되고 있다.

‘VIP 클럽’ 하얏트와 신라

서울 하얏트호텔과 신라호텔은 호텔 헬스클럽 중 가장 회원권이 비싸다. 시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도 높이 평가되지만 비교적 한적한 데다 오는 사람들만 오는 ‘폐쇄적’ 분위기가 프리미엄을 형성하는 이유다. 특히 하얏트호텔 회원권이 비싼 이유는 JP모건, 씨티뱅크, 홍콩샹하이뱅크 등 외국계 기업들이 자사 직원들을 법인회원으로 대거 등록시켜 공급량이 달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얏트와 신라의 경우 두 곳의 회원권을 함께 갖고 있는 고객들이 많다.

신라호텔 헬스클럽에는 정몽혁 현대산업개발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 등 재계 인사와 민관식, 김윤환, 김용환씨 등 전현직 정치인의 출입이 잦다. 최근에는 이홍렬 이휘재 장미희 조성모 등 연예인들도 많이 들른다. 신라호텔은 삼성제일병원과 제휴해 고객의 혈압 비만여부 간의 상태 등을 수시로 점검해 준다. PC가 있는 ‘사이버 휴식공간’에서 e메일과 주가를 체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얏트 고객 중에도 정재계 인사들이 많다. 정몽준 의원, 신박제 한국필립스 사장 등이 체력관리에 열심이며 연예인으로는 나훈아 차인표 최민수씨가 자주 들른다. 사우나시설이 좋기로 유명한데, 개인 욕조 스타일로 돼 있는 ‘월풀 욕조 사우나’만 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야외 테니스코트, 야외 수영장 등 야외에서 체력단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특징이다.

점심시간이 붐비는 실수요형

웨스틴조선, 프라자 등 서울 4대문 안의 호텔과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역삼동 리츠칼튼호텔과 아미가호텔, 서초구 반포동 메리어트호텔 등 강남권 오피스타운과 맞닿아 있는 호텔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경까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근무시간 중에 짬짬이 시간을 내 들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호텔 헬스클럽에는 뚜렷한 피크타임이 없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4대문 안 호텔 고객으로는 서울파이낸스센터 빌딩, 교보빌딩 등에 근무하는 금융인이나 변호사들의 비율이 높고, 강남권은 정보기술(IT)업계에 종사하는 30∼40대 CEO들이 많다.

시설도 ‘휴식과 운동’의 퓨전성향이 짙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은 외부강사를 초빙해 주 3회 요가와 명상호흡법을 가르친다. 메리어트는 러닝머신 등에 영상음향설비와 헤드폰을 부착해 고객들이 운동을 하면서도 혼자 음악을 듣거나 TV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각종 스파를 비롯해 스쿠버다이빙, 실내 암벽등반 등 레저시설도 갖추고 있다.

아미가호텔은 고객별로 월별 운동계획표를 짜 전담 트레이너를 지정해준다. 방학 때는 고객의 18세 미만 자녀에게 수영이나 헬스, 스쿼시를 지도해 ‘차세대 마케팅’까지 신경쓰고 있다. 리츠칼튼호텔은 전문 운동처방사를 고용해 고객의 운동관리는 물론이고 식단까지 컨설팅해준다.

▼서울시내 주요 호텔 헬스클럽 회원권 시세표▼

호텔 개 인 부 부
회원권연회비회원권연회비
하얏트호텔440095.75500158.4
메리어트호텔3000150.154300300.3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2450150.72800255.2
신라호텔2300162.83100310.2
리츠칼튼호텔21001532700290
프라자호텔2100152.463200279.51
웨스틴조선호텔1550161.72200282.9
아미가호텔1180132.441600231.66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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